[기자수첩]자보료와 지역감정
4월 총선을 앞두고 손보업계의 오랜 현안이 정치논리에 밀려 흐지부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가 그것이다.
손보업계는 오래전부터 지역별로 손해율 편차가 크므로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번번이 '지역감정'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러다 지난해말 금융감독원이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 시행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지만 이번에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보험료를 더 내도록 하고 손해율이 낮은 지역주민은 보험료를 내리겠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마자 금감원과 손보협회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지자체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은 물론 지역언론까지 이에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이를 '지역차별'로 몰고 가는가 하면 길거리 서명운동 등으로 지역여론을 자극했다.
문제는 손해율이 높은 지역중에서도 일부 지자체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손해율이 가장 나쁜 지자체도 처음에는 항의를 했지만, 금감원의 설명을 듣고 수긍한 반면 이 지자체는 여전히 '지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는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따라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되는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아직 우리 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되지 못했다면 시행을 늦추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자보료 차등화 반대운동이 소비자 전체의 정서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목소리가 큰 일부 지역여론에 전체 여론이 묻혀버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되겠기에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