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CC 공개매수 명분은

[기자수첩] KCC 공개매수 명분은

이승호 기자
2004.02.12 19:56

[기자수첩] KCC 공개매수 명분은

현대그룹과 금강고려화학(KCC)의 경영권 분쟁이 더이상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고 있다. 이른바 '숙부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분쟁은 현대가(家)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재계는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공개매수를 놓고 충분한 유동자금을 이용한 장기전 돌입 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며 큰 돈 안 들이고 증선위의 보유주식 처분명령을 이행하려는 다각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KCC는 보유 주식 매도에 따른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했고, 주가 하락으로 처분명령이 내려진 지분(20.78%)의 원활한 매각도 장담할 수 없었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하락하면 현정은 회장측이 손쉽게 지분을 확대할 수 있어 현대그룹 경영권 장악을 위한 행보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도 KCC는 고려한 것 같다.

이같은 상황에서 KCC가 선택한 '현대엘리베이터 주당 7만원 주식 공개매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보인다.

현대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최종적인 경영권 장악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상영 명예회장 소유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주식시장에서 7만원대에 매도되면 약 400억원의 시세 차익까지 얻게 돼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러나 재계는 KCC의 이같은 행보를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5% 룰 위반에 따른 지분 처분 명령'을 받은데다 정상영 명예회장까지 검찰에 고발되는 등 이번 경영권 분쟁이 적법성 뿐 아니라 명분도 잃었기 때문이다.

이제 KCC는 명분없는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현대그룹과 KCC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사숙고해 현명한 결판을 내려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