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통-문광부, 속보이는 게임 명분론
게임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입지를 점차 넓히고 있는 가운데 문화관광부에 이어 정보통신부까지 나서 서로 주무부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영화등급심의위원회의 심의문제에 게임업계가 속앓이를 하던 즈음 문광부는 게임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창동 장관까지 나서 '게임 3대강국' 실현을 기치로 게임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달말에는 문광부 산하 게임산업개발원이 KOTRA와 손잡고 게임수출 진흥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뒤질세라 최근 정통부는 진대체 장관을 비롯해 KT, SK텔레콤 및 산하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게임수출협의회' 발족식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게임산업이 차세대 유망 수출산업으로 떠오르자 양 부처가 주도권을 놓고 맞붙은 것.
정부 차원에서 이같이 앞다퉈 '당근'을 건내자 게임업계는 갈수록 달라지는 업계의 위상을 흐뭇하게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이 앞선다. 양 부처가 게임산업을 두고 벌이는 해묵은 영역다툼에 잘못 끼었다간 득보단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
정통부는 게임상용화의 핵심인 '온라인 과금결제'에 대한 규제책을 들고 있다. 문광부는 '게임 심의'에 대한 규제책을 들고 있다. 양 부처가 게임산업의 양대축에 대한 칼날을 들고 있는 셈. 상황이 이러하니 업체 입장에선 양 부처 어느 곳에도 소홀하게 대할 수가 없어 조심스럽기만하다.
이들이 벌이고 있는 영역다툼은 '게임협회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온갖 협회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에서 업계 스스로 협회 단일화를 통해 구심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에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게임산업 지원책을 발표할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의 `힘실어주기' 발언을 제각각 자기 부처용으로 과대포장해 내세우고 있는 두 부처는 게임업계의 걱정어린 시선을 따갑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