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부총리의 쓴소리 인사말

[기자수첩]경제부총리의 쓴소리 인사말

박승윤 기자
2004.02.17 18:24

[기자수첩]경제부총리의 쓴소리 인사말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17일 취임후 처음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 장관에게 늘상 하던대로 인사말을 요청하자 이 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울때 경제를 총괄 조정하는 중책을 줘 어깨가 무겁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치레를 한 후 "정부 밖에서 느낀 점을 한마디 말씀드리겠다"며 하고싶은 말을 했다.

정책에 대한 부처별 이견이 밖으로 나오면 일관성이 없고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추진과정에서의 이견은 당연하지만 내부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뤄야 한다. 합의를 이루기 전에 대외로 표출돼 정책 혼선으로 비쳐지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혼선과 부담을 줄수 있다.국무위원들은 이런 점을 유념해달라는 내용이다.

이 부총리가 첫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대놓고 충고를 할 정도로 참여정부의 정책 혼선은 심각했나? 지난 1년을 돌이켜봤다.

건교부가 판교신도시에 학원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아무말 없던 교육부총리가 며칠뒤 국회에서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변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담뱃값 인상에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재경부가 곧바로 반박자료를 낸 일이 떠올랐다.

이라크 파병,용산기지 이전 문제 등 국익을 좌우하는 정책에서도 불협화음이 표출되며 '언론플레이'도 횡행했다.

노 대통령은 일찌감치 각 부처의 정책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견들을 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만 별무 소득. 부처간 갈등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휘둘러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경제부총리의 충고성 인사말에는 정부의 신뢰라는 총론에 앞서 경제팀의 팀워크라는 필요성이 더 절박하게 묻어난다. '경제를 총괄 조정하는 중책'을 맡은 입장에서 일부 장관의 돌출 행동을 경고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날 국무회의 전 가진 경제장관 간담회의 참석자들이 "상견례라고 말하기로 했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참여정부에 '지분'이 있다고 믿는 일부 장관들이 과연 입조심을 하면서 팀워크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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