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분양원가공개 묘책은 있다

[기자수첩]분양원가공개 묘책은 있다

문성일 기자
2004.02.19 20:13

[기자수첩]분양원가공개 묘책은 있다

묘책은 없을까.

서울시의 상암지구 7단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계기로 전국이 온통 '아파트 분양원가' 광풍에 휩싸여있다. 시민단체들은 '즉각 공개'를 주장하며 일제히 포문을 열었고, 업체들은 '시장경제 근간을 흔들고 기업경영 자율성 침해'라며 팽팽히 맞서 있다.

곤란하기는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를 결정해 일방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데다, 그럴 성격의 문제가 아닌 때문이다.

아무런 사전 준비없이 시작된 정답없는 '소모전'이 이어지면서 엉뚱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업체들의 시공권 및 사업포기다. 아직까지는 미미하지만 이런 현상이 확산될 경우 주택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 등 시장 이상과열 양상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이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일고 있는 원가공개 주장은 '여과 과정'이 필요하다. '대화'를 하라거나, '타협'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주택업체들을 모조리 고사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또 그런 목적이 아니라면 원가공개의 압박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현행 아파트 공급체계가 문제라면 그에 따른 충분한 토론과 준비를 해야 한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선까지 근접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시도와 노력은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더이상 뒷짐만 질 때가 아니다. 적당히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대책으로는 '제살 깎아먹기'식의 논란을 막을 수 없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이 숨을 쉬고 사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지나친 이윤 추구는 주변 사람이 마셔야 할 공기를 과도하게 빨아들이는 것과 다를 바 없음을 기업도 알아야 한다.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합리적인 해법 찾기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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