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신 KCC의결권 공시 유감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아직 멀었다고 할 수 밖에..”
한 펀드매니저가 지난 주말 씁쓸한 한 마디를 토해냈다. 지난 주말 자신이 몸담고 있는 투신.자산운용사들이 금강고려화학(KCC)에 대해 의결권 공시를 한 뒤였다.
기관투자자들은 이사선임을 포함한 KCC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공시에서 대부분 ‘찬성’의견을 밝혔다. KCC 주식을 펀드에 편입하고 있는 9개 투신운용사중 프랭클린템플턴,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만이 일부 반대의견을 밝혔을 뿐이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리는 이유가 기업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라기 보다 집안싸움에 얽힌 대주주의 개인적 집착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남의 회사(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급등했지만 정작 KCC 주가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고 있는데도 기관투자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책임 방기 아닙니까"
지난해부터 투신업계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자고 공염불만 외웠을 뿐 막상 행동에 옮기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도 기관투자자들의 엄포는 용두사미로 끝났었다. “워낙 보유수량이 적어 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 찬성했다”는 운용사 관계자의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KCC측이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19일 기준 주식형수익증권(계약형) 잔고는 7조6950억원으로 지난해 6월 11조원에 육박하던 것이 8개월만에 3조1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자산운용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주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의 이익을 저버린 대주주에 대해 기계적으로 ‘찬성’의견을 내는 운용사에게 언제까지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민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