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스닥액자 바로걸기

[기고]코스닥액자 바로걸기

양영석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문위원
2004.03.02 21:05

[기고]코스닥액자 바로걸기

요즘 코스닥이 처한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는 사자성어 중에 하나는 ‘격세지감’ 이라는 문구이다. 물론 코스닥이 공식적으로 출범 한 지 10년도 안된 상황에서 ‘격세지감’ 운운하는 것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상황이 워낙 급변하다보니 이 이상의 좋은 표현은 없는 것 같다.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하여도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들에게는 성공신화를 이루는 등용문이요, 많은 투자자들에게는 대박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짧은시간에 국민의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세계 유수 조사기관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코스닥을 세계신시장 중 나스닥 다음으로 가장 성공한 신 시장으로 평가해 주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상황은 급변하였다. 가장 우려할 변화 중에 하나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는 코스닥 주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자의 시장외면이 가속화되고 있고 자칫 코스닥시장 본래의 기능이 위축되지 않을 까’라고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거래소하에서 코스닥이 제 기능을 잘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더해져 코스닥은 왠지 걱정 투성이인 시장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에 지난 벤처비리 사건에 일부 코스닥기업이 연류되며 이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시장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기도 하였다.

언뜻, 최근의 현상만을 놓고 보면 코스닥은 문제점 투성이의 비효율적인 시장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사정이 이쯤되다 보니 코스닥이 국가경제에 미친 좋은 영향이나 코스닥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는 세인들은 매우 적은 것 같다. 또한 정부도 제2의 도약을 필요로 하는 코스닥에 대해 그 위상정립이나 육성방안에 대해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 코스닥에는 지난 1997년 이후 800여개가 넘은 기업들이 등록하여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들 기업 중심으로 일어난 고용창출효과, 수입대체효과, 수출증대효과 등을 산출해 본다면 코스닥이 미친 국민경제적 효과가 엄청남을 알 수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코스닥을 바로 알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시점이다.

우리가 탑을 공들여 쌓기는 장고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들어가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일순간이다. 우리는 지난 1997년 이후 코스닥을 국민의 시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고 그리고 첫 번째 수확의 달콤한 열매도 맛보았다.

따라서, 시장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시장자체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안 된다. 더구나 이러한 시장의 문제는 선진시장인 나스닥에도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는 시장이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으로 수용하며 단계적인 발전을 통해 해결될 문제라 생각된다. 필자는 코스닥 등록기업 중 아직까지도 투자가치가 있고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충분히 있다고 보며 이를 위해서는 옥석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시장관리자는 부실기업을 조기에 시장으로부터 격리시켜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둘째 기업은 스스로 투명성을 높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또한 상당수의 등록기업들이 등록 이후 성장잠재력에 있어 상당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들이 하루빨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셋째, 투자자들은 합리적 투자를 확대하여 주주중시경영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즉 시장의 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정부는 코스닥이 중소벤처기업의 전용자금시장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단지 정책구호만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시장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성장동력사업에 코스닥 활용을 통한 중소벤처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바로 코스닥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이고 국가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을 바로 인식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젖줄인 코스닥을 살리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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