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메탈(METAL)은 멘탈(MENTAL) 탓?

[기자수첩]메탈(METAL)은 멘탈(MENTAL) 탓?

배성민 기자
2004.03.09 21:15

[기자수첩]메탈(METAL)은 멘탈(MENTAL) 탓?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멘털(심리)의 문제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대책 마련에 분주한 과천 경제부처에서 제1격언으로 통하는 말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와 철강 업체에서는 심리가 아닌 수급전망의 문제라며 볼멘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철강, 고철 등 원자재 가격이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하면서 매주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정례브리핑 주제로도 단골로 등장하는데 이 같은 대책의 서두나 말미에는 '언론에서 도와줘야 한다' 는 전제가 붙는다.

수급은 어렵지 않은데 침소봉대한다는 불만이 섞여 있고 원자재 수급 때문에 망한 기업은 없다는 강변도 뒤따른다. 이러는 사이 원자재 가격 안정 예상 시기는 슬그머니 뒤로 늦춰졌다. 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4일 "철강 가격은 2분기 이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고 했지만 9일 산업자원부와 철강협회에서는 안정시기를 하반기 이후로 늦춰잡았다. 산자부는 안정배경을 장마 등으로 인한 건자재 수요감소를 들어 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철강재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는 초고속성장을 하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2000년대 들어 철강, 건설 분야에서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중국은 철광석과 알루미늄, 니켈 등의 소비가 세계 수위권이다. 인접국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불문가지인데 뒤늦게 불가항력이라고 말하는 격이다.

한 고철수집업자는 "고물가격은 철강재보다 반년가량 앞서 움직이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심상치 않았다" 고 말했다. 정부가 서류와 씨름하는 동안 철가루와 부대끼는 이들은 먼저 알았다는 뜻이다.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 갈 수는 없지만 시장수요를 예측하는 역할은 해야 한다.

멘털(mental)과 경제는 밀접한 관계지만 메탈(금속, metal)은 멘털만으로는 해결이 요원하다. 민간에서는 외환위기때 금모으기처럼 고철 모으기에까지 나섰지만 정부의 문제인식은 소홀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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