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티파크'의 교훈
'돈내고 돈먹기.' '안 쏘면 바보.'
광풍이 휘몰아친 용산 '시티파크'가 탄생시킨 유행어들이다. 청약 접수 첫날인 지난 23일 인터넷뱅킹으로 접수한 청약자를 포함해 무려 10만여건이 넘는 청약이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튿날인 24일에는 이보다 더 많은 청약인파가 한미은행 각 지점에 몰려들었다.
정부의 규제로 사실상 전매가능한 주상복합아파트의 마지막 물량을 잡으려는 한바탕 전쟁이 치러졌다. 때문에 청약자 가운데 상당수가 단기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라는 점은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가수요층을 최소 80%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티파크'가 수많은 이들에게 '한방의 꿈'을 주는 대박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음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후유증과 부작용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청약 시스템의 문제다. '시티파크'는 주상복합아파트이다. 따라서 청약후 당첨이 되더라도 층이나 향 등을 감안해 일정 정도 이상의 '피(프리미엄)'를 얻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들면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청약증거금을 돌려받는다. 판단은 당첨자가 하지만, 계약포기에 대한 패널티가 전혀 없는 것이다.
<? include "http://www.moneytoday.co.kr/notice/click_money.html"; ?>청약통장과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말 그대로 돈만 있으면 누구나 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시티파크'는 청약자가 안아야 하는 투자리스크가 전혀 없다. 달리 표현하면 한탕을 노린 투기적 수요자에게는 가장 이상적이고 적절한 상품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전혀 없었을까. '페어게임'이라는 전제하에 투자는 행위 당사자가 떠안아야 하는 위험부담도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리스크도 필요하다. 예컨대 위약금 제도다. 막상 당첨되고 보니 먹을 게 별로 없다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가수요만 남발시키고 그만큼 실수요자들에게는 피해를 주게 된다.
단순히 투기대책반을 투입해 불법 전매 등의 행위를 색출해내고, 전매에 따른 세금 부과만으로는 투기행위를 근절시킬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건전한 투자를 유도해 부동산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꾀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청약제도 개선 등을 손질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