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인인증' 왜 사기업인가

[기자수첩]'공인인증' 왜 사기업인가

윤미경 기자
2004.03.26 10:07

[기자수첩]'공인인증' 왜 사기업인가

온라인에서 개인의 신분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공인인증서가 쓰이고 있다. 현재 10만원이상 사이버거래를 할 때나 인터넷뱅킹이나 사이버증권거래를 할 때 공인인증서 사용은 필수다.

앞으로 전자민원도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발급받을 수 있고, 전자투표도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또 한번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는 모든 인터넷사이트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편리해진다. 이처럼 공인인증서는 ‘전자 인감증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공인인증서가 6월부터 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발급받을 수 있다. 전국민이 보편적으로 이용해야 할 서비스치고 수수료가 좀 비싸다는 느낌이지만 정부와 업계가 2년간 지리한 협상끝에 결정한 금액이다. 최근 정부는 대국민서비스에 해당하는 전자민원에 한해 무료화해줄 것을 인증기관에 권고하고 있지만 인증기관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인증기관은 인증서 발급을 이원화하기도 힘들지만 대국민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가이하로 발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맞는 말이다. 기부단체도 아닌데 손해보면서 인증서를 발급할 수는 없을거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정부는 행정기관이나 비영리기관이 아닌 사기업에 공인인증 업무를 맡긴 것일까.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처럼 개인 공인인증서도 행정기관이나 비영리기관에서 취급하면 안되는 것인가. 그랬다면 수수료 액수를 놓고 정부과 업계가 실랑이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정부가 지정한 공인인증기관은 6곳. 이 가운데 비영리기관의 원가는 2000원인 반면, 사기업은 1만원대의 원가를 제시했다. 이런 점만 봐도, 사기업과 비영리기관의 원가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원가산정기준 자체도 인증기관의 ‘영리성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부가 ‘공인인증서’를 국민의 보편적 서비스로 간주한다면 더 늦기전에 인증기관에 대한 정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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