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티파크 기습에 허둥대는 정부
'용산 시티파크'에 허를 찔린 정부가 급조 대책을 내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29일 열린우리당과의 정책정례회의에서 용산 시티파크와 같은 청약과열현상을 막기위해 지자체와 협의, 분양승인 신청을 반려하고 청약증거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0일 이전에 분양승인 신청을 하면 1회에 한해 분양권 전매를 허용토록 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맞춰 분양승인 신청을 서둘렀던 주택업체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주택업계에서는 정부 스스로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책을 업체와 수요자가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택업체는 청약증거금을 올리겠다는 발상에 대해서도 분양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청약증거금 규제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업체들은 가수요 방지와 청약자 이탈을 막기위해 자율적인 판단으로 청약증거금 액수를 조절해 왔다.
무엇보다 청약증거금을 올리는 것은 돈 없는 서민들의 청약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청약과열을 막기 위해 돈 있는 사람들만 청약할 수 있도록 한다면 서민들의 박탈감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정부는 '용산 시티파크'에 청약광풍이 몰아칠 때도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청약접수 첫날 10만명이 몰리면서 3조원에 육박하는 청약금이 몰리자 불법 전매를 엄단하겠다는 엄포성 대책만 내놨을 뿐이다.
'용산 시티파크'가 부동산 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고가 이미 3월초부터 방송과 신문에 도배되다시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이다.
10.29대책으로 수세에 몰렸던 시장이 5개월 동안의 '대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정부는 10ㆍ29대책의 성과에 취해 '태평가'만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