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징크스' 삼성전자의 눈물
불길한 일. 재수 없는 일. 으레 그렇게 되리라고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일. 국어사전에 나오는 징크스(jinx)에 대한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지긋지긋한 '100만원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 2002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2년 주기설까지 나오면서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싼 주식이다' '100만원이 임박했다'는 등의 증권사 리포트가 고점매도 신호라는 애기가 나돌 정도다.
CLSA증권은 지난달 19일 삼성전자가 무시하기엔 너무나 저렴한 주식이라며 목표주가를 84만5000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기술주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가치의 순익을 창출하는 기업이고 순이익이 델컴퓨터와 IBM을 합한 것 보다 많은데도 주가는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메릴린치가 100만원이 눈앞에 보인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5만원에서 95만원으로 올렸다. 휴대폰과 D램, 낸드플래시,TFT-LCD 등 주력사업의 실적이 모두 좋고 2006년까지 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 이상을 올릴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들 증권사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100만원을 외친 순간부터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4.86%(2만7000원) 하락한 5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장중 한때 63만8000원을 고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8거래일 동안 17.2%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4일부터 줄기차게 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367만주(2.46%)나 순매도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각각 70만주, 금액으로는 4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절정에 달했던 외국인 매도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에도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9만9000원으로 불러 화제를 일으켰지만 주가는 39만4000원(2000년 7월13일)을 꼭지점으로 하락했다. 2002년 4월에도 목표주가 100만원이 나온 직후 주가가 43만2000원(2002년 4월24일)을 고점으로 꺽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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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100만원 시대를 외쳤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급락에 황당해 하면서도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0년과 2002년 당시의 100만원은 정보기술(IT) 거품이 섞인 과도한 수치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것이다.
1년에 10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 펀더멘털을 고려할 경우 100만원도 싸다는 항변이다. 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급락은 펀더멘털보다는 외국인 글로벌 투자전략에 따른 수급상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 매도 공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비중 조절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거래소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해 한국비중 축소가 삼성전자 집중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7거래일간 외국인 매도세의 70% 가량은 삼성전자에 몰리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전기전자(IT)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실적이 올해내내 좋을 것이란 사실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데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한국과 이머징마켓 비중을 축소해나가는 과정 중에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