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버티는 것이 최선

[오늘의 포인트]버티는 것이 최선

권성희 기자
2004.05.07 11:48

[오늘의 포인트]버티는 것이 최선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인한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지수 낙폭을 제한시키고 있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한 때 20포인트 가량 급락하며 819까지 떨어졌으나 삼성전자의 상승 반전, 프로그램 매수 유입 등으로 낙폭이 줄며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지수 급락은 개인의 배신감에서 비롯됐다. 개인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기 하루 전날인 4월26일부터 전날까지 연일 저가 매수에 나서며 총 964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3월말 이후 상승 흐름에서 개인들이 쭉 보여왔던 조정 때 매수하고 단기 고점을 형성한 듯 보이면 고점 매도하는 매매 패턴이었다.

이번 조정 전까지는 개인들의 이러한 '저점 매수-고점 매도'가 유효했으나 이번에는 외국인들의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 물량으로 지수가 급락하면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지수 하락시 연일 순매수했던 개인들이 오늘 개장 직후 순매도로 돌아서며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며 "외국인이 파는 상황에서 개인 매도까지 가세하자 지수가 급락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최근 개인들이 순매수를 나타내긴 했으나 실질 예탁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개인의 증시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외국인이 빠진 상황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의 부재를 의미하며 수급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날은 프로그램 매수에 기금과 은행이 소폭 매수에 동참하면서 기관이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 매수를 통한 프로그램 매수세 유발로 지수 낙폭 축소에 기여하는 모습이지만 전날에 이어 2일 연속 공격적인 선물 매수를 낙관적인 증시 전망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한달간 선물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구축해왔는데 지수가 단기 급락해 매도 포지션을 청산, 차익을 실현해도 좋을만한 시점을 맞았다"며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수에는 이러한 차익 물량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규로 선물 포지션을 설정한다 해도 지수가 단기 급락해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므로 선물 매수에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의 순매도가 그치지 않는다면 국내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상승세 반전은 힘겹다. 결국 외국인이 언제 그만 팔 것인가가 증시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 매도 직전인 4월26일까지 25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5조원 가량이 조세피난국 자금으로 환율이나 미국 금리 등과 연계된 헤지펀드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이 최근 2조5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으니 이런 헤지펀드성 자금의 상당부분은 유출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번주들어 외국인들의 매도 금액은 점차 주는 반면 매수 금액은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매도한 자금 중 일부가 낙폭 과대주와 중소형주 등으로 유입되면서 외국인들이 수익률 제고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매도 압력은 점차 완화되고 있고 외국인은 주식을 판 돈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결국은 미국이나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가 외국인 순매도 규모와 기간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환매된다 해도 지금은 돈이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환매 압력은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외국인들의 공격적 매도는 마무리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증시를 끌어올릴 촉매도 없고 수급상에서 외국인을 대체할 매수 주체도 없어 단기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장은 4월에 중기 고점을 형성했다는 의견이 대세다. 하반기를 기약하자란 기대감이 남아 있긴 하지만 3개월 가량은 조정을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하방 경직성으로 버텨주는 것이 대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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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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