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보따리 내 놓으라고요?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LG그룹이 채권단으로 주인이 바뀐 LG카드가 LG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자 한 채권은행 관계자가 보인 반응입니다.
LG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로얄티 문제는 지난 2월 LG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내년부터는 LG라는 이름을 사용할 경우 모두로얄티를 받겠다고 하면서 발단이 됐습니다. LG그룹 계열사들처럼 LG카드에 대해서도 똑같은 로얄티를 적용하겠다는 거죠.
LG카드는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이라 이름을 바꾸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바꾸면 간판과 각종 서식은 물론 회원들이 갖고 있는 카드와 현재 LG라는 이름을 사용해 이미 찍어놓은 공카드를 다 바꿔야 합니다. 특히 새 이름이 나오면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구조조정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LG카드는 그래서 설령 로얄티를 부담하더라도 이름을 그대로 쓰겠다는 생각입니다.
채권단은 LG그룹이 이름 값 사용료 운운하는 데 대해 아주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LG카드 생존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해 놓고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거죠. 더욱이 LG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이유로 채권단에 LG카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다 떠 넘겼으니까요.
한 은행장은 자기들은 원래 LG카드에 대한 여신총액이 1000억원을 조금 넘었는데 추가 지원이다, 출자전환이다, 감자다 해서 LG카드로 입은 손실이 3000억원을 넘는다며 분통을 터뜨리더군요.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삼성카드 문제를 위해 모든 계열사들이 발벗고 나서 책임을 졌는데 LG그룹은 채권단에 책임을 떠 넘기고 이제 와서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채권단이 LG카드 정상화를 위해 쏟아부은 돈이 5조원이 넘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LG카드 브랜드 사용료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금융권 전체가 나서 LG카드 경영정상화에 올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LG그룹은 좀 자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LG그룹은 적어도 LG카드 문제에 있어서는 `죄인'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