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삼성 임원들 "지금은 공부중"

[현장클릭]삼성 임원들 "지금은 공부중"

박정룡 기자
2004.06.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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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삼성 임원들 "지금은 공부중"

요즘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임원들이 공부를 하느라 이른 더위를 무색케 하고 있답니다. 무슨 공부를 하느냐구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미 알려진 일이지만 한미은행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인 삼성증권은 지난 4월6일~4월30일 상품계정을 통해 한미은행 주식 221만5880주(1.1%)를 주당 1만5204원에 사서 4월30일 주당 1만5500원에 공개매수를 신청했고, 이를 통해 수수료등 비용을 빼고도 4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증권거래법 23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주간사나 사무취급자는 해당종목의 공개 매수에 응할 수 없게 돼있어 결과적으로 삼성증권은 증권거래법을 위반하고 말았던 거죠.

 

뒤 늦게 삼성증권 준법감시부서는 자사 캐피탈마켓 사업본부가 한미은행 공개매수에 응했다는 것을 확인했고, 지난달 3일 금융감독원에 이 같은 사실을 자진 신고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삼성증권은 공개매수 사무취급자는 해당주식을 살 수 없다는 증권거래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일어난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일이 발생하자 삼성 이건희 회장은 법규준수 이행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계열사 전 임원들에게 금융법규 강의를 듣도록 했다고 하네요.

 

회장의 불호령에 따라 CEO와 해외주재원을 제외한 삼성 금융계열사 전 임원들이 삼성생명 휴먼센터에서 금융기관 법규준수 및 이행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됐답니다. 교육과정은 법규제도의 이해 및 그룹금융사 실패사례, 금융 및 공정거래질서 관련 법규, 고객 정보보호법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요.

 

재미있는 것은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법규관련 교육안을 작성하는 등 자율학습을 통해 기본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교육 후에는 교육과정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통과하지 못하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삼성계열사의 한 임원은 "단순히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이 끝나면 시험을 봐서 70점을 넘지 못하면 다시 강의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중압감이 고3 수험생 못지 않다”고 엄살(?)을 부리더군요.

한 계열사의 사소한 법규위반 조차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모든 임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시키는 삼성그룹은 역시 1등기업 답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편에서는 삼성생명의 유가증권 투자주식 처분문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초과소유 등과 연관돼 금융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그룹차원의 군기잡기라는 느낌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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