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밤의 치안은 마피아가 책임?

[현장클릭]밤의 치안은 마피아가 책임?

채원배 기자
2004.06.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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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밤의 치안은 마피아가 책임?

"레닌, 백야, 브릭스.." 러시아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우리에게 아직은 먼 나라인 러시아를 지난주 5박6일간의 일정으로 금융단 출입기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브릭스(BRICs) 4개국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고유가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었습니다. 모스크바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고급 승용차 행렬이 러시아의 고성장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지난 98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모습은 보이지 않더군요.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본 러시아에 대한 느낌은 '아직은 멀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러시아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공항 검색대를 3번이나 통과해야 하는 등 입국절차가 몹시 까다로웠습니다. 치안도 불안해 보였는데, 우스개 소리로 '모스크바 밤의 치안은 마선생(마피아)이 책임지고 있다'는 말까지 있더군요. 심지어 러시아에서 유학하고 있는 가이드는 경찰이 제일 무섭다고 했습니다. 일부 경찰이 외국인에게 별 거 아닌 것을 트집잡아 돈을 뺐기도 한다더군요.

러시아인들의 생활에도 아직도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은행을 못 믿겠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와 달리 러시아에서는 지난 98년 외환위기로 은행이 파산할 때 돈을 떼인 사람이 많았답니다. 현재 러시아의 은행은 무려 1300여개에 달하지만 최대은행인 스베르뱅크 등 상위 20~30여개를 제외하고는 자산규모가 얼마되지 않습니다. 은행에 대한 신뢰가 이처럼 낮아 금융산업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신용카드가 결제되는 곳도 호텔과 시내 유명 상가 등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러시아의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인지 현재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사무소 2곳 뿐이었습니다. 국내 은행 입장에서는 지난 91년 옛 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의 악몽이 아직도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거죠.

그러나 러시아의 발전상을 볼 때 러시아 시장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푸틴 대통령 등장이후 러시아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세제를 개혁하고 법령을 정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6년~2007년 WTO에 가입하면 러시아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정태익 주러시아 대사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국내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너도나도 중국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했다. 이제는 러시아 진출에 적극 나설 때"라는 말이. 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후 금융구조조정을 거쳐 선진은행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아직은 우물안 개구리라는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몇 년후 러시아에서 국내 은행의 간판이 당당하게 서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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