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입술을 깨물고 제자리 지켜

[내일의 전략]입술을 깨물고 제자리 지켜

신수영 기자
2004.07.06 17:12

[내일의 전략]입술을 깨물고 제자리 지켜

"시장이 서버렸다"

6일 증시를 두고 증권사 시황분석가가 한 말이다. 미국증시가 독립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극도의 관망세로 일관했다. 거래대금은 연중최저이고 시가총액기준 대형주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거래비중은 10.39%에 불과했다. 모두들 정면승부만은 피했다. 이도저도 아닌 750선 관망이다.

무기력 장세 이어져

이날 지수는 이틀째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종가는 1.75포인트(0.23%) 상승한 758.47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160억원을 샀고 기관도 506억원을 샀다. 개인은 809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대금은 환상적으로 낮다. 1조4443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22일 기록한 연중최저(1조5100억원)을 2주만에 경신했다.

'시장이 설' 정도의 거래부진은 마땅한 상승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잠시 기다리자"는 심리가 강한데다가 이날은 나침판이 돼 줄 미국 증시마저 쉬는 바람에 비빌 데가 없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5월 서비스업 동향은 4개월만에 서비스업 지수가 약세로 돌아섰다.

이필호 신흥증권 부장은 "미국 증시가 방향성을 잡을 때까지 일정한 범위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라며 "바꿔 말하면 국내적으로는 수급으로도 모멘텀으로도 상승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기업실적 발표를 재료로 오른다고 해도 실적이후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럴땐 쉬는 게 상책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 야후나 국내 삼성전자 등 실적을 확인할 때까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며 "강세장이라면 재료를 확인하고 들어가면 매매 시점을 놓치게 되지만 약세장인 만큼 한발짝 늦더라도 확인한 뒤 매매에 나서는게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틀새 보았듯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750선 이하에서는 저가 대기매수세가 하방경직성을 주고 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는 만큼 지수는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해줄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음봉을 보여, 월봉상 양봉에 대한 기대도 있다. 이달 시초가는 784. 지금 지수와 약 25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다.

외국인이삼성전자를 7거래일째 팔고 있다. 이날도 91억7000만원어치를 팔아 순매도 금액 1위에 올렸다. IT 모멘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파악됐다. 인텔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 전날 기준 외국인 비중은 58.21%. 삼성전자의 외국인비중은 통상 58~60% 사이를 오르내렸다. 신흥증권의 이 부장은 외국인 비중이 58% 이하로 하락한다면 수급상 나쁜 시그널이라고 지적했다.

방씨와 변씨의 결혼-옵션 매도의 시대

▷한마을을 이끄는 두 가문-방씨와 변씨 가문-이 있었다. 이들은 서로 견제하며 마을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마을은 방씨집안 덕에 먹고 살았다. 방씨 집안의 가세가 기울자 변씨집안이 활약해 마을을 먹여살렸다. 그런에 웬일인가. 최근 마을에 활기가 없어지고 큰 위기 의식이 감돌고 있다. 한 집안이 부실하면 다른 집안이 흥하던 균형 관계가 사라졌다.

그런데 더 큰일이 생겼다. 이 두 집안에는 외아들이 하나씩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이들이 결혼을 해버린다고 한다. 방씨 집안 아들의 이름은 '향성' 변씨 집안 아들 이름은 '동성'이다. 정말 큰일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아들이 아니던가! (윤영호 한화증권 연구원)◁

윤 연구원은 앞서의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말은 '시장의 의외성'이라며 "변동성 감소가 주가 하락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가 갭하락하며 '2중 바닥'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대신 '하락삼각형'패턴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번 4월의 하락이 전무후무한 의외의 것이었다면, 이제 남은 의외성은 방향성과 변동성이 함께 죽는 것"이라며 "하락삼각형, 수렴형 하향 돌파 등이 문제라기 보다 시장이 본질적인 면에서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거래량 부진과 지속적 하락 압력, 꾸준한 변동성 하락은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고, 투자자들은 이 지루한 시장에 맞설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생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옵션 매도전략을 권했다. 당분간 방향성과 변동성 모두를 팔라는 것, 다시 옵션 매도의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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