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S에 찍히면 보아노래 못 듣는다?

[기자수첩]MS에 찍히면 보아노래 못 듣는다?

김현지 기자
2004.07.16 12:06

[기자수첩]MS에 찍히면 보아노래 못 듣는다?

`보아가 MS의 미움을 산 탓에 MP3플레이어로 보아의 노래를 다운로드받지 못하게 됐다.'

물론 지금은 이런 일이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왜 그럴까. 문제는 디지털 콘텐츠 불법복제 방지기술(DRM)에 있다. DRM은 동영상, 이미지,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제값을 받고 팔릴 수 있도록 불법 복제나 유통을 방지하는 솔루션이다. 디지털 유료콘텐츠 시장을 위해서는 필수적 기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타 솔루션과 달리 독점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서비스 프로바이더(SP)나 제품메이커가 특정 DRM을 사용할 경우, 타 업체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DRM 시장 주도권 몰이는 누가 하고 있나? 이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 제지만, 지금은 국내 최대 MP3플레이어 업체 아이리버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권을 몰고 가는 듯한 인상이다.

MS는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MP3파일의 복제 방지를 위해 웬만한 업체의 제품에는 MSDRM을 이용하도록 해 놓았다. 국내 최대의 MP3업체인 아이리버도 미국 수출을 위해 MSDRM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아이리버는 MSDRM을 탑재해놓았다. 이에 따라 아이리버 제품에 MP3파일을 공급하려는 SP 역시 MSDRM을 이용해야만 하게 됐다. 실제로 아이리버의 몇 제품에서는 펀케익, 소리바다 이외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없다.

지금 국내시장이야 무료 MP3파일이 대거 유통되고 있으니 큰 불편을 느끼지 않겠지만, 유료화가 정착되면 될수록 MSDRM 탑재의 필요성은 커진다. 그 결과 SP들이 MSDRM을 이용하게 되면 아이리버를 제외한 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도 MSDRM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순환고리다. 여기서 MSDRM의 독점이 싹트는 것이다.

이러다 보아가 MS에 찍히고 MS가 보아 측에 MSDRM을 공급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보아의 노래를 못듣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물론 극단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다. 하지만 특정 업체의 독점이 시작되기 전에 DRM의 표준을 만들고,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없는 점이 안타깝다. 대개의 SP들과 제조업체 역시 지금 난립해있는 DRM 시장을 누군가 나서 정리해주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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