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문불출 李시장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6일 모 행사장에서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을 시민들의 무관심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열흘이 넘도록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침묵에 들어갔다.
교통혼란에 따른 불편으로 인해 가뜩이나 흉흉한 민심이 가라앉길 바라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잇단 돌출행동과 발언으로 갖가지 구설수에 오른 점을 감안할 때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켜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자성(自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 기간 중 종교관련 모임에서 '서울 봉헌' 발언과 관련해 사과한 것과 선유도 공원에서 열린 치어방류 행사에 참석한 것이 전부다.
또 19일로 예정된 불교계의 규탄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관련 해명서를 올린 게 가장 큰 활동(?) 가운데 하나다. 이전까지 하루에만도 수차례의 행사에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두문불출(杜門不出)'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이 시장이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됐지만 요즘들어 취임초기 시민에게 공약했던 매주 월요일 지하철 이용 출근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성난 시민들을 직접 대면하기 껄끄럽기 때문이다.
'엠비리(MB.LEE)'. 이 시장이 과거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2인자로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힘을 발휘할 당시 그의 이니셜을 따 붙여진 별명이다. 이 속에는 당시 건설업계는 물론 계열사 가운데 후생복지와 처우가 가장 엉망이라는 직원들의 불평과 불만이 담겨있다.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계속된다면 정치인이자 행정가로 변신한 그에게 이 별명이 다시 붙여질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판단으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