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듀 주35시간 노동"
짧은 근로시간과 긴 휴가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보쉬 자동차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없는 노동시간 연장을 수용했다. 보쉬 자동차 노동자들은 19일(현지시간) 임금인상 없이 주35시간에서 36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연장하는데 사측과 합의했다.
프랑스는 2000년초 리오넬 조스팽 전총리가 이끌던 사회당 정부시절에 35시간 근로제를 도입했으며, 이 제도는 좌파로부터 사회당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보쉬 노조의 이같은 백기투항은 최근 프랑스의 월간 실업률이 10%에 달한데다 주요 기업들이 동유럽 등 저임금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820명의 보쉬 노조원 중 98%가 노동시간 연장에 찬성표를 던진 점이다. 임금이 싼 체코로 공장을 옮기겠다는 고용주의 협박(?)에 노조가 손발을 든 셈이다.
같은 날 LG정유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부 신문은 이 두가지 사건을 나란히 비교하며 외국은 노동시간을 늘리는데, 한국은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세계는 우향우가 대세다. 서유럽의 노조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독일의 사회보장정책은 크게 후퇴했고, 그동안 신성불가침 영역이었던 주35시간 신화도 깨졌다. 보쉬 노조의 이번 결정에 앞서 독일의 지멘스도 지난달 임금동결과 함께 노동시간을 늘리는데 노사가 합의했었다.
유럽은 분배, 미국은 성장에 중점을 둔 결과,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유럽을 "늙은 유럽"이라고 조롱할만큼 대서양 양안의 격차는 벌어져 있다.
그러나 한국과 유럽을 평면 비교할 수는 없다. 한국은 아직도 법정 근로시간이 주당 4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