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유가시대의 '절전'의 가치

장마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냉방기기 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사용량의 증대가 예상된다. 특히 이번 여름은 1994년 이후 10년만에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있어서 냉방전력의 사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행히 현재 우리 나라의 전력 공급 능력은 5890만㎾로 올여름 예상되는 최대전력수요 5094만㎾에 비해 15% 이상의 예비율을 확보해 놓았다. 또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10% 이상의 전력예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렇게 전력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절전에 대한 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 가운데 냉방부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00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100만㎾급 대형 발전소 10기의 발전량과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여름철 며칠 간의 냉방을 위해 수조원의 공사비를 들여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전체적인 전력공급량은 충분하다 할지라도 수도권 등 인구밀집지역은 일시적인 전력 사용 증가로 국지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여름 냉방부하의 감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수요 증가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기기들의 에너지 이용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효율관리제도를 실시하면서 고효율기기의 생산과 보급 확대를 추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여름철 전력사용 급증의 주범인 에어컨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도를 통해 10년 이상 효율을 관리해온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1, 2등급으로 높아졌다.
이밖에 전력수요의 집중을 덜기 위해 분산형 전원으로 대형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는 소형가스열병합발전시스템의 보급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10만㎾가량 보급되어 있는 소형 가스열병합발전시스템을 2013년까지 270만㎾ 용량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수요관리를 위한 노력은 가정에서의 절전과 합쳐질 때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은 전력소비가 일시에 집중되는 시기다. 그래서 여름철 오후시간대에 다리미나 전자레인지 등 순간적인 전력소비량이 큰 제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 냉방온도를 섭씨 26도에서 28도 정도로 유지하는 등 냉방전력 소비를 줄이는 범국민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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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냉방기기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많이 보도된다. 과다한 냉방 때문에 에너지가 낭비되고 건강까지 해치게 되는 이러한 현실은 사용하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으로서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전기는 깨끗하고 편리한 고급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생산과 송전 과정에서의 손실이 커 효율적 이용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가정에 최종 공급되는 전기는 생산된 것의 34.4%밖에 안된다. 고유가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지금 절전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