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등록취소가 오히려 행복?
"투자자들로부터 한 통의 항의전화도 없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등록취소가 오히려 행복한 모양입니다."
일반적으로 등록취소가 결정되면 코스닥위원회 전화통에 불이 난다. 소액주주들의 원성때문이다. 등록관리팀 관계자는 출근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등록취소가 결정된 덴소풍성의 대주주측이 `결단'을 내려줬기 때문이다.
거래 부진으로 등록취소될 예정인 덴소풍성은 대주주가 소액주주 보유주식을 시가보다 20% 높은 주당 7240원에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고 2일 아침 일찍 공시했다. 덴소풍성 관계자는 "소액투자자 보호차원에서 대주주들이 주식매수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취소가 오히려 소액주주들에게 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덴소측이 제시한 7240원은 덴소풍성이 지난해 8월 기록했던 52주 최고가(7450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덴소풍성은 일본 덴소사와 풍성전기가 합작해 설립한 자동차부품업체. 덴소사는 도요다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최대 부품업체다. 덴소풍성 대주주 지분은 81%에 달한다. 거래량을 늘려 퇴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주주지분을 시장에 내놔야 했다. 시장침체 속에서 대주주는 물량을 내놓기 보다는 퇴출을 택했다. 그리고 퇴출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리매매기간중 모든 물량을 사주기로 한 것이다.
덴소풍성은 지난 3월말 현재 내부유보율이 980%에 달하고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100억원을 비롯 당좌자산이 587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회사다. 지난 회계연도 적자를 내긴 했지만 우량한 회사라는 게 자동차담당 애널들의 얘기이다.
등록관리팀 관계자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량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시장관리자가 스스로 좋은 회사를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소액주주의 원성이 듣고 싶네요. 덴소풍성 떠나보내지 말라는. 언제 주식시장의 돈 가뭄이 해소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