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中企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기고]中企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영호 신용보증기금 이사
2004.08.04 13:10

[기고]中企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게임의 법칙 중의 하나가 게임의 레벨이 올라가면 게임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 말은 컴퓨터 게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어느 레벨까지는 게임실력이 쉽게 올라가지만, 그 이상은 아주 조금만이라도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이것은 바둑, 골프, 학문 등 모든 경쟁에 공통되는 것이며, 기업의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원가측면에서는 중국, 베트남, 인도 같은 국가보다 훨씬 높은 임금, 물가를 감당해야하고, 기술측면에서는 이들 국가 기업들과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계속 오르고 있는 유가(油價)는 생산 코스트를 높여 기업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유효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어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BSI(기업경기실사지수)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영전망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어려움은 비단 우리나라의 임금과 물가가 높고, 유가가 지속 상승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즉 이러한 경영상 어려움이 외생적 요인에만 기인한다고 일축하는 것은 납득하기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 레벨이 올라가면 게임이 어려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상당부분은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부득이 맞이하게 되는 내생적인 벽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의 중소기업이나 일본, 미국의 중소기업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제발전이 높은 국가의 중소기업들이 해결하기가 더 어려운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일본 기업의 평균수명이 다른 국가 기업에 비해 짧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사실, 우리나라가 급격한 경제성장을 하는데는 성장 당시의 국제정세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과 소련을 정점으로 하는 이데올로기 경쟁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자유시장경제에 비교적 쉽게 접근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초 등소평이 「먼저 부자가 되는 사람이 있어야 이를 보고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렇게 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라며 선부론(先富論)을 제창하면서 실용주의를 선택하고,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기화로, 13억명 이상의 중국에 이어, 러시아, 동유럽, 인도, 파키스탄 등 약 15억명 이상의 새로운 국가들이 계획경제 또는 중립적 경제권역으로부터 글로벌 자유경쟁경제에 참여함으로써, 세계경제는 바야흐로 글로벌 경쟁, 극한 경쟁 시대에 들어섰다. 이러한 극한기업경쟁은 향후 그 정도가 심하면 심할 것이지, 결코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은 경제성장을 할 것이며 향후 중국을 능가하는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중국은 1가구 1자녀 인구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어 향후 신규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한편, 인도는 더욱 풍부한 노동력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수익을 쫓아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자본은 중국에서 인도로 상당부분 흘러가고 있다는 신문기사도 나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 떠오르는 강자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도 몇 십년 후에는 우리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우리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러한 연쇄적인 세계 각 국의 경제발전 현상은 어쩌면 국경의 제한 없이 모든 인류가 경제적인 안락함의 결실을 맛보도록 하게 하려는 조물주의 깊은 뜻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개발국가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제력 격차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우리는 더욱 분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경제의 초석인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극한기업경쟁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나름대로 개발?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은 각 기업에 따라 세계적인 기술의 개발일 수도 있으며, 세계적인 원가혁명 또는 세계적인 서비스 수준의 확보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더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안심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의 법칙이다.

얼마 전 정부에서 발표한 중소기업종합지원대책의 기본방향을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실질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한 것은 세계경제 발전의 흐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한 동시에, 이렇게 노력하는 중소기업에게 우리는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 땅에 수없이 태어날 우리 후손들이 실업의 고통을 받지 않고 튼튼한 경제적 기반 위에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주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이 세계적인 중소기업이 되도록, 기업측면에서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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