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험수위 달한 LG정유 파업
LG칼텍스정유 노조 파업이 위험수위에 달한 것 같다.파업에 불참한 동료 노조원 집에 '배신자의 집'이라는 유인물을 붙여 충격을 주더니 지난 1일에는 고 김선일씨 참수 동영상을 패러디한 허동수 LG정유 회장 처헝 퍼포먼스까지 벌였다.
허 회장에게 안대를 씌운 채 무릎을 끓리고 복면을 쓴 노조원들이 뒤에서 각목으로 위협하는 섬뜩한 내용이었다. 노조 파업 행태가 꼭 이 지경까지 이르러야 했던가
노조가 "이라크 인질 관련한 퍼포먼스로 물의를 일으킨 점 사죄한다"는 공식 사과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노조는 그러나 "촌극 장면이 왜곡·확대 포장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현 LG정유 파업사태의 본질이 변질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해명도 잊지 않았다.
이번 퍼포먼스가 일부 언론에서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 내심 못마땅하게 의중은 아닌지 궁금하다. "대통령도 패러디하는데 과민반응할 필요가 있겠냐"는 노조원들의 목소리에서 짐작이 간다.
어찌됐던 LG정유 노조가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도를 넘어선게 분명하다.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이같은 행태를 벌일 수는 없다.
LG정유 노조는 파업 초기부터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이 아니라 전체 지역사회의 권익을 찾기 위한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격한 퍼포먼스를 볼때 과연 지역사회 기여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투쟁을 벌이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노조는 지역사회를 보다듬기 위해 투쟁을 강행한다고 강조하지만 처음부터 '임금 10.5%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이후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이 6000만원대로 알려지면서 '귀족 노동자'라는 비난이 일자 한발짝 물러서 '8%인상'으로 수정했다.
이번 투쟁의 목적이 임금인상이 아니라면 왜 인상안을 파격적으로 낮추지 못했는가. 노조는 '지역사회 권익 찾기'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왜 '귀족노동자만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지를 곰곰히 짚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