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무조건적 저평가 접근은 끝났다

[오늘의 포인트]무조건적 저평가 접근은 끝났다

권성희 기자
2004.08.16 10:55

[오늘의 포인트]무조건적 저평가 접근은 끝났다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16일) 조정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소폭의 조정이 아니다. 종합지수 수준이 이미 770 부근에 도달한 현재 시점에서 숨고르기 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하락세로 돌아갈 것인가 판단하기가 모호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현재 지수대에서 대응하기가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8월들어 반등의 주도주였던 은행주와 건설주 등 내수주들이 많이 올라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점이 대처하기 곤란하게 만든다. 내수주 주도로 더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반등은 은행주와 건설주 등이 밸류에이션상으로 너무 쌌기 때문이었다"며 "내수주 중심으로 저평가가 해소되면서 빠르게 올랐지만 저평가됐던 부분은 이제 상당히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주가가 급락할 때 특히 밸류에이션이 싼 건설주 등을 많이 매수하면서 현금 비중을 크게 줄여놓았다가 최근 내수주가 오를 때 차익 실현에 나서 지금은 현금을 많이 늘려 놓았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갭을 상당히 축소했으므로 무조건적인 저평가만으로 주식을 사야할 때는 지났다고 판단, 저평가와 기업의 고유 경쟁력 등을 함께 살피면서 종목을 우수한 것으로 축소해두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실적의 지속성과 차별화된 경쟁력 등을 보유한, 경기 변화에 둔감한 종목이라면 현재 실적 전망치에서 저평가 정도가 덜하다고 해도 경쟁력이 약한 큰 폭의 저평가 종목보다 더 매력적이란 지적이다.

최 대표는 "내수주에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이제는 수출주와 기술주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가치주에 가까운 기술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는 8월들어 반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었다.

김영민 동원투신 펀드매니저 역시 "나스닥지수의 차트를 보면 단기 반등이 기대되는 수준"이라며 "나스닥지수가 반등해준다면 국내에서도 기술주가 지수를 추가 상승 견인할 것이고 나스닥지수가 약세를 지속하면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추가 상승의 열쇠는 기술주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는 의견들이다.

현재 장세가 모호한 두번째 이유는 외생변수는 상당히 좋지 않은데 수급은 너무 좋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펀드매니저 대부분들이 오르기는 쉽지 않지만 급락도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기관투자가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확인이 좀더 필요하다고 보고 보수적 접근을 계속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 중에 팔 주식이 거의 없어서 수급은 너무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투자가는 "(유가 등) 거시지표들만 좀 안정돼주면 다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경기 부양에 상당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안전판 노릇을 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 투자가 역시 향후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된다 해도 특히 기술주가 밸류에이션상 싸다고 지적했다.

동원투신의 김영민 펀드매니저도 "오늘도 일본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외생변수들은 좋지 않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 팔 주식이 거의 없고 외국인도 소폭이나마 매수를 지속하고 있어 급락이나 급작스러운 조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가 710 수준에서 770까지 오른 뒤이니만큼 이번주 화두는 숨고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숨고르기 수준에서 조정이 그치고 추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냐, 본격적인 하락이 재개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직전 고점인 790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800을 넘기는 힘들 것이란게 컨센서스인데 그렇게 보면 790 수준에서는 주식 비중을 미리 줄여놓는게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790이라고 해봤자 현재 수준에서 2% 정도의 상승이므로 현재 수준에서 추격 매수는 별 이득이 없을 것이란 의견.

강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8월들어 2주 가까이 해외 증시와 괴리되며 강세를 보였는데 과거 추세를 보면 이러한 괴리는 2주 정도면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증시가 추가 상승하느냐, 재하락하느냐는 해외 증시와 외국인들의 매매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다.

거시 요인이 변함이 없는 가운데 증시가 2주 가까이 강한 반등을 보였다. 이 과정 속에서 저평가 요소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무조건적인 저평가 관점에서 접근할 때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거시 지표들을 좀더 확인하며 관망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많이 오른 종목 중심으로 차익 실현, 현금을 좀 확보한 뒤 다음의 기회를 기다려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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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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