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분효과' 지난 회계논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김정태 국민은행장 징계와 관련해 '관치'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30일 이례적으로 국민은행에 대한 검사 자료를 공개했다. 금감원의 이날 문건 공개는 "자충수를 두는 한이 있더라도 서류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김중회 부원장의 말처럼 '이 악다문' 금감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금감원은 이 자료를 통해 국민은행이 기업회계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절세를 위해 잘못된 회계방식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에는 잠잠하던 국세청쪽에서도 금감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주장이 흘러 나왔다. 국세청은 국민은행이 질의자의 신분을 국민은행이라고 밝히지 않고 특정 개인 이름으로 질의서를 제출했으며 질의 내용도 원론적인 수준의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국세청에 대한 국민은행의 질의가 요식행위 수준이었다는 금감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들린다.
금감원의 이례적 문건 공개에 이어 국세청까지 나서면서 정부 당국의 국민은행에 대한 징계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당국과 국민은행간에 '게임이 끝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례를 깨고 문건을 공개한 금감원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치' 논쟁이 불거친 책임이 금감위 최종 판정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증선위 결정 사항을 제재로 연결시켜 언급한 금감원 고위 당국자의 책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현 국민은행 사태에 대해 이같이 비유했다. "교통사고가 난후 3분이 지나면 사고에 대해서는 일체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욕하지 말라느니. 버릇이 없다느니 등을 갖고 싸우고 있지요. 국민은행 회계분식 논란도 3분이 지난 느낌입니다"
김 부원장은 이날 문건을 공개하면서 "국민은행의 회계기준 위반에 따른 조치에 대해 '신관치', '은행장 흔들기'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객관적 사항을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검사를 한 후 제재를 하는데 이런 식이면 일을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투명한 절차를 흔든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