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분쟁 '고객은 없다'
"우리야 뭐 어쩔수 없잖아요. 하라는대로 할 수 밖에…." 비씨카드 결제가 안돼 아이에게 줄 식빵과 우유를 할인점 계산대에 다시 두고 간 주부의 말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소비자 불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어떻게 해서든 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가맹점측은 "납득할 수 없는 원가산출을 근거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마트와 비씨카드의 정면대결로 시작된 이번 분쟁은 안타깝게도 이제야 '시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씨카드에 이어 KB카드도 오는 6일부터 이마트 수수료 인상을 강행키로 했고 LG카드까지 동참할 태세여서 한가위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 갈등의 틈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다. 하지만 양측은 협상에 성의를 기울이기보다는 언론을 통해 소비자 홍보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수수료 분쟁이 불거지면서 기자가 취재과정 중 들은 것은 '대화 중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라는 말들이 아니라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가맹점해지 공문을 보냈다'라는 일방적인 말들 뿐이었다.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하는 '협상'보다는,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애초에 '협상'을 할 계획이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한 술 더떠 양측은 "고객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
'카드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올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일방적인 홍보전은 카드사와 유통업체의 '더 챙기고 덜 잃겠다'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번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양측모두에 비난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씨카드와 이마트 모두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초반 기싸움이 중요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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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싸움이 아닌 '협상'의 자세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