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설업체와 정치인

[기자수첩]건설업체와 정치인

문성일 기자
2004.09.05 18:17

[기자수첩]건설업체와 정치인

현대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건설업계 안팎이 어수선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2년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 송영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하도급계약 관련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대가로 D건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이 발단이다. 송 의원은 이 사건으로 올 초 구속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현대건설은 전임 사장 시절인 지난 2002년 정치자금을 요구하는 송 의원에게 N건설에 하도급 공사를 주는 조건의 확약서를 써주고 이 회사를 통해 5000만원을 건네줬다.

이후 현대건설의 하도급 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N건설 윤 모 사장이 따지고 들자 송 의원은 받은 돈 가운데 일부를 돌려주었다. 송 의원은 이듬해 다시 현대건설을 찾아 확약서를 꺼내 들고 협박, 추가로 3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고리인 송 의원은 이외에도 미8군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으로 강원랜드 도박비용을 변제한 혐의 등의 비리를 저질러왔다.

송 의원에게 돈을 건네주고 현대건설에 하도급 공사를 요구한 윤 모 사장은 정계은퇴한 C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그동안 정치권에 각종 로비를 통해 하도급 공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국회의원이 신분을 이용, 건설사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의 배임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정치인의 도덕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건설사의 비리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하도급 공사를 주도록 압력을 행사해 온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정치권에 불법 자금을 건넨 현대건설도 도덕적인 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빌려 준 돈 받아가듯이 업체에게 부당하게 돈을 요구하는 정치인들의 각성이 없는 한 이같은 비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 자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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