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T강국 코리아' 지키려면

[기자수첩] 'IT강국 코리아' 지키려면

백진엽 기자
2004.09.08 10:18

[기자수첩] 'IT강국 코리아' 지키려면

 한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IT강국'이다. 전국 방방곳곳에 초고속인터넷을 깔고, 전국민을 휴대폰으로 무장시킨 IT 신화는 가히 자랑할만 하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만 개최됐던 ITU텔레콤 아시아 대회를 부산에서 유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지켜보면서 IT강국의 지위를 조만간 중국에 넘겨주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2류 기술을 덤핑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던 중국 업체들이 이번 대회에서 국내 업체들 못지 않은 기술을 선보인 것. 이번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등 총 8곳. 특히 화웨이와 ZTE는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장비와 솔루션을 대거 출품해 한국의 기술력과 어깨를 겨뤘다.

 이로 인해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국내 전시관만큼 중국 전시관에 많이 몰렸다. 중국 기업과 비즈니스 상담을 원하는 바이어들도 줄을 섰다. 마치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근처에서 열리기 때문에 전시회에 참석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어렵게 유치한 전시회가 남 좋은 일만 해주는 게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넘 볼 수 없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기술력까지 가미된다면 'IT강국 차이나'라는 명성도 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IT 신화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은 이제 우리만 잘할 수 있는 특화된 기술이 아니다. 이들 양대 서비스가 IT 산업을 견인하는 효과는 시장의 포화로 인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의 IT산업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신속히 찾아 유비쿼터스의 도도한 물결을 선도하지 않는 한 더 이상 `IT 강국 코리아'는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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