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실종된 추석대목 경기
소비심리가 넉달째 악화되면서 3년8개월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표경기뿐 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IMF 때보다 더 심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차갑다.
남대문 시장에서 11년째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추석이라고 시장을 찾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이번 추석 경기는 작년보다도 더 나빠 아예 기대 자체를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추석에 '아예 돈을 쓰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추석대목 경기는 기대난망이다. 최근 신세계 이마트가 자사 홈페이지 방문자 1078명을 대상으로 추석 예산에 대한 설문을 벌인 결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는 고객이 42.3%,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고객이 50. 6%를 차지해 대다수가 동결 또는 삭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지만 '넉넉함'보다도 '체념'이 앞서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이번 추석은 '최악의 명절'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 상인들의 정서다.
서민들도 가뜩이나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물가까지 오르고 있어 추석 명절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수산물 조업일이 줄면서 어획량이 감소해 굴비와 옥돔·은갈치 등이 5~8% 올랐고 멸치는 이미 2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자재가 상승으로 비누·샴푸세트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나 참치, 식용유 등 식품세트도 5~10% 인상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배추는 작년 추석때보다 30%, 무는 배 가까이 뛰었다.
추석경기가 악화되면서 그나마 팔리는 제품은 1만원 이하의 값싼 선물세트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는 셈이다.
내수침체의 긴 터널에서 이제는 대목경기 자체도 사라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