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이제는 팔아라"

[오늘의 포인트]"이제는 팔아라"

권성희 기자
2004.09.14 11:40

[오늘의 포인트]"이제는 팔아라"

전날 '오늘의 포인트'를 통해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의 말을 빌어 현재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그 팀장은 7월 중순에 베어마켓 랠리를 대비한다고 밝혀 8월의 랠리를 정확히 예견했던 사람이다. 맞추지 못한 단 한가지는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IT)주가 베어마켓 랠리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 뿐이었다.

오늘은 8월 중순 770~780까지 상승세가 진행되고 있던 무렵, 대부분이 이번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는 820~830이라고 전망하고 있을 때 랠리가 850 남짓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던 정균식 BNP파리바투신운용 주식운용 담당 차장의 의견을 전한다.

예상했던 대로 증시가 850 남짓까지 올랐는데 현재는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 차장은 "팔아야 된다"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매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금 사람들은 4월말 주가를 급락시켰던 거시 변수들을 까맣게 잊고 있다. 증시가 너무 잘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내렸던 거시 변수들은 하나도 변한게 없다. 글로벌 경기는 꺾이고 있다. 미국의 신규 주문은 IT를 중심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도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 일평균 수출액을 보면 4월부터 4개월 이상 하락세다. 그렇다고 내수 회복이 쉽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소매업체들의 8월 매출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금리 인하와 감세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8월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왜 이렇게 쉽게 올라왔느냐. 이건 수급에다 금리 인하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등 뜻하지 않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다란 펀더멘털상 그림에서 거시 경제가 꺾이고 있다는 사실은 4월이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 미국은 9월말에 또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중국도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추가 긴축 조치가 필요하다. 이런 예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면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주가는 항상 오버슈팅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오버슈팅할 때 매매 기회가 있다. 과도하게 떨어졌을 때는 사야할 때이고 과도하게 올랐을 때는 팔아야할 때이다. 지금이 과도하게 올랐을 때이다. 현재 경기선인 120일선이 802이고 60일선은 770이다. 결국 주가는 9월말 무렵에는 120일선과 60일선 사이로 되돌아갈 것으로 본다. 즉, 770~800 사이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채원 동원증권 자산운용본부 상무 역시 "이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상승은 낙폭 과대에 따른 큰 반등이었고 강세장 복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은행주에서 배당주로, 또 중국 관련주와 IT주로 순환매가 한 바퀴 다 돌았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한 템포 늦추고 이제부터는 3분기 실적을 보고 투자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데 순환매로 덩달아 올랐던 종목을 골라내 팔아야 하고 이제는 실적과 배당 2가지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배당주가 최근 좀 쉬고 있는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다시 배당주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오늘 외국인들이 한국전력을 많이 사는데 배당주로의 매기 이전 신호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신사의 주식운용담당 부장 역시 "720에서 샀기 때문에 지금은 분할 매도하면서 교체 매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 수준에서도 밸류에이션은 높지 않아 외부 충격이 없으면 급락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아직은 강세장 복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외국계에서 들었다며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공격적 순매수 배경과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털어놓았다. "외국의 뮤추얼펀드들이 올해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이나 기관이나 헤지펀드로 많이 옮겨갔다. 이 헤지펀드들은 7~8% 가량의 연수익률을 내줘야 하는데 최근 국내에서 금리 인하 등의 호재가 있자 우리 시장에서 게임을 한 것이다. 100포인트 오르는 동안 수익을 내기 위해 계속 사들였던 거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매도 게임이다.

지금까지는 숏 커버링(주식을 빌려 매도했다가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이 주가 상승을 강화했지만 이제부터는 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선물로 헤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현물 주식을 대대적으로 팔기는 어렵기 때문에 선물을 매도하면서 이익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이후엔 현선물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것이다.

지수가 700대에서 800대까지 100포인트 오르기는 쉽지만 850에서 100포인트가 오르려면 엄청난 돈과 모멘텀이 필요하다. 과연 그러한 자금과 모멘텀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즉, 상승 잠재력과 하락 잠재력을 따져볼 때 지금은 하락 리스크가 더 크다."

연기금의 주식 투자 허용, 주식에 투자하는 기업연금 출범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이 수준에서 신규 매수는 부담스럽다고 펀드매니저들은 지적한다. 지금 사면 베어마켓 랠리의 막차를 타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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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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