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야쿠르트 or 요구르트?

[현장클릭]야쿠르트 or 요구르트?

진상현 기자
2004.10.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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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야쿠르트 or 요구르트?

'러브호텔의 경제학'을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마무리하고 한숨 돌리고 있던 지난 5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문자가 하나 날아왔습니다. 회사에서 내근을 하고 있던 후배기자의 문자였는데 내용은 '한국야쿠르트'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기사를 고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야쿠르트 관련 기사를 쓴 적이 없었는데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러브호텔 기획 기사 내용 중에 언급된 '야쿠르트'라는 단어를 '요구르트'로 고쳐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러브호텔 대출의 사후 관리를 다룬 내용중 영업이 잘 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호텔로 들어가는 야쿠르트나 음료수를 세어보는 방법이 있다는 대목에서 '야쿠르트'가 '요구르트'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야쿠르트는 한국야쿠르트가 판매하는 특정상품인데 보통명사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자사 제품 이름이 들어가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사를 고치지 않고 그냥 뒀습니다. '야쿠르트'와 '요구르트'를 구분못해 그렇게 쓴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후 이번에는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한국야쿠르트 홍보팀 관계자로부터 온 전화였습니다. 저는 몰라서 그렇게 쓴 것이 아니라 취재원으로부터 분명히 '야쿠르트'라고 들었고, 일반적으로 러브호텔에서 제공하는 요구르트가 '야쿠르트' 하면 떠오르는 작은 용량의 요구르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죠.

그러자 그는 생각하지 못했던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최근 대구지역 공원에서 발생한 독극물 음료 사건에도 요구르트가 사용되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이미지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대구 독극물 음료 사건으로 한국야쿠르트가 겪고 있을 어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곧바로 '야쿠르트'를 '요구르트' 수정하겠다고 했고, 본의 아니게 회사측을 곤란하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다른 신문들을 뒤적이고 있는데 한 신문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썼던 기사와 마찬가지로 러브호텔의 대출관리를 다룬 기사였습니다. 기사를 읽어가는 데 한 단어가 제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바로 '야쿠르트' 였습니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배달하는 야쿠르트 개수도 숙박업소의 영업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야쿠르트의 수난'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같아 안타까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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