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난 15일 인천공항 라운지, 부러움 가득찬 동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세명의 남자가 스페인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주인공은 현대캐피탈 윤흥진 과장과 민영기, 김남일 대리. 이들은 회사 비용으로 9일동안 스페인의 주요 관광지를 돌며 문화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해외연수, 강좌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연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산업현장 견학과 최신 트렌드 조사 등이 수반됩니다. 하지만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해외연수 대상자들은 회사업무와 관련이 없어도 여행취지가 분명한 계획서를 내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한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자사의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떠날 기회를 주고 있는데 3~4명이 팀을 이뤄 여행계획서를 내면 매달 한팀을 선정해 회사에서 여행 경비를 전액 지원해 배낭여행을 가게 합니다.
이달에는 스페인 문화체험 계획을 제출한 팀이 선정됐는데 이들이 낸 계획서에는 선진금융사 탐방이나 경제현장 시찰같은 구태의연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가 없었답니다. 반면 경쟁을 치뤘던 다른 다섯 팀의 계획서에는 인도의 카드시장 조사, 자동차 산업의 발달과정과 교통문화 체험, 자동차와 미국문화, 중국경제 현황조사 등 회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이 포함됐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셨답니다.
최종 선정된 팀조차 스스로 선정 이유를 의아해 하고 있지만 회사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여행, 평소 관심분야에 대한 집중적이고 심도있는 탐험중심의 여행이 프로그램의 시행취지와 가장 부합됐다는 설명입니다.
결국 회사업무와 가장 무관한 연수계획이 가장 훌륭한 계획이며, 실제로 자신의 흥미에 따른 배낭여행이 교육효과와 만족도가 가장 크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이처럼 회사업무와 무관한 연수계획이 선정되면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직원들은 다양한 연수를 꿈꾸고 있고 기대도 자뭇 크다고 합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9일간의 휴식,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