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0.01P 부족한 증시 앞날은?
‘오히려 마음은 편합니다.’
주가는 급락했지만 오히려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증시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를 때는 언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지 몰라 주식을 살 수도 없고, 주식을 사지 않으면 수익률 경쟁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에 안 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지만, 악재가 확실할 때 떨어지면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원화가치 급상승)’이란 대형 악재가 주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증시는 당분간 힘든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과 주가흐름이 일치하면 증시에 대응하기도 쉽고 편해진다. 악재의 힘이 약해지거나 정반대로 되돌아설 때까지는 하락에 대비한 전략에 따르면 된다. 환율이 하락을 멈추고 그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다시 상승할 때까지 상승을 기대해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 특히 외국인 매물을 받고 있는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주식은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타이밍이다.
어제는 5일, 오늘은 20일, 내일은 60일 이동평균이 무너진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재로 종합주가지수 850선이 다시 무너졌다. 힘들고 어렵게 확보했던 900돌파를 위한 교두보를 잃음으로써 증시는 당분간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인 상황이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17.04포인트(1.97%) 떨어진 849.99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97포인트(0.80%) 하락한 369.56에 거래를 마쳤다.
0.01포인트 차이로 850선 아래로 떨어졌으나 심리적 충격은 차이가 크다. 3일 동안 35.45포인트(4.0%) 하락함으로써 지난주말에 5일 이동평균을 밑돈데 이어 이날은 20일 이동평균(853.66)마저 지켜지지 못했다. 내일도 떨어지면 60일 이동평균(845.40)마저 안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3일 동안 계속 지지선이 하나씩 무너진다면 증시는 당분간 상승으로 돌아설 힘을 잃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 수 있다. 섣부른 기대로 낙폭과대 저가주를 매수하는 것보다는 상승의 힘을 다시 축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한 시기다.
환율하락, PR매도, ‘김근태 쇼크’…
이날 주가 급락의 최대 원인은 환율하락이었다. 원/달러환율이 장중한때 달러당 1060원까지 떨어져 1060원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을 때 당국의 환율방어 대책 논의 소식으로 하락폭을 줄였다. 이날 종가는 3.4원 떨어진 1065.3원.
환율 하락에 따라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07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신한지주 국민은행 우리금융 등도 매도우위였다. LG전자 삼성전자 POSCO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대형우량주를 내다팔았다. 또 주가지수선물도 4845계약(2652억원)이나 순매도해 프로그램 매매에서 2553억원 순매도를 유발시켰다. 반면 KT&G 신세계 엔씨소프트 등 내수 우량주는 순매수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외국인이 환율하락으로 손해가 예상되는 수출기업 주식을 줄이고 환차익을 겨냥해 내수주와 채권 쪽으로 한국 내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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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와 ‘신뉴딜’ 정책에 연기금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 방침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도 증시에서는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연기금은 이날 263억원 순매도를 보여 증시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울고 싶던 차에 뺨 때려준 꼴
주가 언제까지 얼마나 떨어질까?...
주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850선 아래로 다시 떨어짐으로써 얼마나 더 떨어질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11월 시초가(832.52)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11월 월봉이 양봉으로 끝날 수 있을까가 관심사다. 10월에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기 어려운 십자형 양봉이 나타난 뒤 11월에 장대 음봉이 발생하면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할 수 있다. 2000년 7월과 2002년 12월, 2개월 양봉 뒤 주가가 급락했던 쓰라린 추억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도 남아 있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함춘승 씨티그룹증권 사장은 “환율 하락속도가 빨라 증시가 충격을 받고 있으나 통화 강세 국가의 주가가 떨어진 사례는 없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연말과 내년초까지 겨울 휴가철이어서 주식을 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팔지도 않을 것이며 적립식펀드와 연기금의 주식매수 여력이 커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영투신운용 지영걸 이사도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KT&G와 엔씨소프트 등으로 외국인 매수가 나오면서 주가가 오른 것은 시장을 포기할 정도로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을 비롯한 악재가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시장이 약한 것은 사실이나 악재가 있을 때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며 악재가 없어지거나 강도가 약해지면 주가도 그에 따라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경민 사장도 “환율 급락으로 연말부터 내년에 걸쳐 주가가 큰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큰 그림은 조정해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오늘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미국과 어느 정도 의견 교환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여 환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되면 주가의 추가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주가, ‘부시 대통령과 삼성전자에게 물어봐!’
앞으로 증시는 원/달러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환율이 현 수준에서 더 떨어져 달러당 1050원 밑으로 내려간다면 종합주가도 800선 아래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1060원 선에서 안정된다면 큰 폭의 하락보다는 반등도 모색할 수 있다.환율하락, 도약위한 새로운 도약
향후 증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중 하나는 삼성전자 주가다.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의 14만4000주(635억원) 순매도 여파로 1만4000원(3.08%)이나 급락했다. 전 저점(43만원, 11월9일 장중기준)이 무너지면 10월 저점(42만4500원, 10월27일)이 2차 저항선이다. 이 아래로 떨어지면 종합주가지수도 11월시초가 밑으로 떨어져 830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7월 저점(39만9500원, 7월16일)은 지켜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 선은 종합주가 800선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환율쇼크’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가 각각 2.11%와 3.12% 급락했다. 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으로 한국증시도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과 삼성전자 주가 동향을 보아가며 그에 맞춰 매매 전략을 짜는 수밖에 없는 시기다.PR 뒷심, 믿어볼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