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첫눈과 환율하락..주가 쌍곡선
“내일 첫눈이 온다던데, 오늘처럼 포근해서야 눈이 올 것 같지 않네…”
사람의 생각은 육감에 의한 체험과 과거에 겪은 경험에 좌우된다. 당장 눈앞의 자극이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조금 멀리 떨어진 것은 알기가 쉽지 않다. 기상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해서 제시하는 하루 앞의 일기예보에도 의심을 품을 정도다. 정답이 없는 증시 전망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의 주름살이 깊어간다. 주가가 ‘합리적 요인’에 따르기보다 그날그날의 수급에 따라 변덕스럽게 오르내리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탓이다. 오르는 것 같아 사면 하락하고, 계속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팔면 반등한다. 주가 변동에 의연하려 하니 수익률이 울고(따라서 나의 목줄도 화끈거리고), 대응하려고 해봐도 뒷북치는 경우가 많으니 뒷골이 땡긴다. ‘못해먹겠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25일 증시는 출발은 좋았지만 끝은 아쉬움이 남겼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07포인트(0.01%) 떨어진 872.49에 마감됐다. 미국 증시가 상승했지만 환율 불안으로 소폭 상승으로 조심스럽게 개장된 뒤 한때 879.92까지 올라 880선을 노크했다. 하지만 대만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이 막판에 순매도하면서 소폭이지만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33포인트(0.09%) 떨어진 373.84에 마감됐다.
환율 급락에도 잘 버텼지만, 외국인이 문제
외국인이 문제였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300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보였지만 마감 무렵 매물을 내놓으면서 28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4일 동안 3517억원 순매도를 나타내 11월중 순매도 규모는 2215억원으로 증가했다.
외국인은 주가지수선물도 4044계약(2285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전날 5920계약(3342억원)이나 순매수하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과 정반대 모습이었다.
원/달러환율이 전날보다 달러당 9.4원 떨어진 1057.2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급락한 것에 비해 증시는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322억원)에도 불구하고 1500원(0.34%) 올랐다.포스코(2.47%)와LG필립스LCD(3.89%)는 외국인 순매수 덕으로 급등했다. 외국인은 동국제강고려아연과 국민은행 한신정 강원랜드 등도 순매수했다.
“환율하락..큰 악재 아니다. 속도가 문제일 뿐이다”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인식되고 있는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대한 증시전문가의 분석은 의외로 담담하다. 달러당 1050원 수준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1000원선까지 떨어지더라도 속도가 가파르지만 않으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위앤화 절상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있는데다 일본도 엔/달러환율이 103엔 이하로 떨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환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보다 1050원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는 환율보다는 경기”라며 “최근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내년 1/4분기 이후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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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달러는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환율도 중장기적으로 100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락 속도가 가파르지 않으면 충격을 흡수할 정도로 한국 경제와 기업의 내성이 있어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달러화 약세로 인한 동아시아 통화 강세는 불안요인이라기보다 불균형 해소라는 측면에서 서로 도움이 되는 윈-윈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부자≠잘사는 사람
그래도 환율하락 효과는 무시 못해..환율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
주가는 심리적 영향에 많이 좌우된다. 환율 하락이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따져보면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증시 참여자들이 부담으로 여기면 실제 효과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이 이날 막판에 매도로 돌아선 것도 규모 자체로는 별 것 아니지만,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적지 않았다.12월 선물옵션 만기 때까지는 참아야
외국인이 대규모로 팔지 않는 한 주가는 떨어지지 않겠지만, 환율 하락이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한 주가의 큰폭 상승은 아무래도 어렵다. 적립식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상장회사들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며, 저금리로 예금이나 채권보다 주식이 유리해지고 있어 주가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건은 성숙되고 있지만 환율 변수를 뛰어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별 볼일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