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증시 방황기..이런 때는?
"요즘 시장 볼 것도 없어요!"
30일 장 마감 후 증시흐름을 진단해 달라는 요구에 모 증권전문가가 이 같이 답변했다.
이는 최근 증시가 특별한 모멘텀이나 방향성을 잡고 추세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시장에 대해 쏟아낼 아이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증시는 한 마디로 방황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수는 차익실현 기회만 노린 단타성 매매에 따라 장 중에도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고, 이 때문에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말 연초 랠리로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도 최근에는 가급적 입을 다물고 있다.
장중 단타...불안한 장세
일단 국내 증시는 이번주에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66포인트(1.46%) 상승한 878.06을 기록했다. 5일선(869)과 20일선(865)을 모두 상향돌파했다. 이틀째 올랐다.
증시가 이틀간 안정세를 보였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다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성 매매도 기승을 부려 일중 지수 변동성도 크다.
이날 증시흐름을 보자.
오전 종합주가지수와 지수선물시장은 약세로 출발했다. 지수는 외국인의 현물 순매수에도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하락했고 지수선물 시장은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 탓에 110선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오후엔 반전했다.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매가 매수로 돌아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것. 외국인은 지수선물 시장에서 오전 3000계약 이상 순매도했으나 오후에는 소폭 매수에 나서며 매도규모를 줄였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수가 상승하는 사이에 현물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저점매수 시점에 걸어놨다가 조금만 오르면 팔아치우는 것.
이 같은 불안한 증시 모습에서 12월 증시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 대해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며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외환변수를 꼽았다. 지수는 외국인이 팔지 않으면 아래쪽으로 크게 빠지지는 않겠지만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확보하지 않으면 900선을 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해주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11월 중 3, 15, 18, 30일 등 4일만 순매수했을 뿐 줄곧 매도우위를 보였다.
종목별 순환매...투자판단 서두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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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요인들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자판단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특히 여러 변수들 중에서 외국인 매매동향과 원/달러 환율, 미 증시 등에 따라 900선을 넘느냐 박스권(840-890) 하단으로 내려가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빠르게 (매수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연말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서두를 이유는 없다"며 "다만 12월 중 외인의 삼성전자 매도강도는 보합 수준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프로그램 매매로 등락하는 흐름은 옵션만기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이르면 이번주말, 늦어도 다음 주초에는 프로그램 매매라는 시장교란 요인이 사라져 서서히 방향성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먼저 들어가는 것보다 관망한 뒤 시장 흐름이 나오면 그 때 가서 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또 삼성전자가 나서주지 않으면 상승세로 가더라도 900선 초반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인 증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종목별 장세, 박스권 등락, 외국인의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외인 매수세가 본격화되면, 트리플위칭데이 이후에나 보자'등으로 요약된다. 좀 지켜보자는 것이다.
긍정적인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850선 아래로 추락하지 않고 박스권내에서 순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원화 강세에 방어적인 철강 화학 해운 항공 중심으로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에는 외면받았던 종목들이 새로 부각되면서 소외주들의 상승갭 따라잡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