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현물을 안 산다
거래소시장은 약세, 코스닥시장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프로그램 매물 부담 때문에 움직일 수 없을만큼 무겁다. 매도세력이 없어 버티고는 있지만 매수세력도 없다.
차익, 비차익 합해서 프로그램 매수가 3조원가량 쌓여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쌓여있는 프로그램 매수는 언젠가 매물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매수차익잔고가 어느 정도는 정리되고 비차익으로 들어왔던 프로그램 매수도 매물화돼야 투자자들이 마음 편하게 거래소시장에서의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이프로그램 매물이 나올만한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베이시스가 0.35 정도만 돼도 매수차익잔고를 털고자 하는 투자자들은이 줄을 섰다. 그러나 도무지 베이시스가 0.5에서 내려갈 기미가 없다. 베이시스가 좀 떨어질만하면 다시 0.5 위로 오뚜기처럼 올라선다.
이에대해 한 투자자문사 A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 포지션이 워낙 많다보니 베이시스가 악화돼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외국인이 손절매에 나서야될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베이시스 악화를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에서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B 매니저는 베이시스가 악화되지 않는 다른 이유로 현물시장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현물시장에 거래가 워낙 없다보니 프로그램 매물이 20억~30억원만 나와도 종합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을 뺀 차이인 베이시스가 다시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약간의 프로그램 매도에도 현물지수가 급락해버려 베이시스가 좀 내려갔다가도 금새 다시 반등해버리며 시장이 프로그램 매도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증시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이 옵션만기일(13일) 전후로 해서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가 어느 정도 정리돼서 프로그램 매도 부담을 털어야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매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최대 이슈는 프로그램 매도다.
또 하나 현재 시장에서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외국인들의 현선물 매매다. 지난해 12월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수해나가자 시장 참여자들은 일부 투기 세력도 있겠지만 일부는 2005년 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현물 매수에 앞서 선물을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즉, 사놓았던 선물을 팔아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면 현물로 매수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오늘(5일)까지 올들어 3거래일째지만 외국인의 현물 매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지만 오늘은 다시 소폭이지만 순매도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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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현물 순매수에서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전날까지 외국인들의 현물 매수가 주로 CSFB증권과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28일에는 외국인이 66억원을 순매수, 순매수 규모가 미미했지만 29일에는 308억원으로 늘었고 30일과 1월3일에는 920억원 987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날은 407억원. 이중 1월3일의 외국인 순매수는 마감 동시호가 때 SK 대량매매가 대부분이었으므로 이날 실질적으로 장중 외국인 순매수는 300억원 남짓이다.
여기에서 기억해야할 사실은 지난해12월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마감 직전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3500억원 가량 폭증했으며 이 때 매수 창구가 주로 CSFB증권과 도이치증권이었다는 점이다. 즉, CSFB증권과 도이치증권에서 12월 만기일 때 대량 매도했던 것의 일부를 최근 사들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B 펀드매니저는 "CSFB증권과 도이치증권에서 12월 만기일 종가에 3500억원 매도된 것 중 일부가 배당락 이후 2일간(29, 30일)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팔았던 물량의 상당 부분이 전날까지 매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당락부터 전날까지 이들 2개 외국계 증권사에서 12월 만기일 때 팔렸던 물량의 상당 부분이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유입됐으며 이게 일단락되자 오늘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다시 순매도라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외국인의 지난해 12월 공격적 선물 매수는 현물 매수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올들어 3거래일까지 이런 기미가 없다면 외국인의 공격적 선물 매수가 장을 긍정적으로 낙관하고 언젠가 현물을 사기 위한 포석일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시장은 단기적으로수급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관들은 올해 자금 집행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프로그램 매물 부담도 있으며 1월 중순 이후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감도 있어 지금 매수하기가 용의치 않다. 외국인의 경우 선물시장에서만 매수할 뿐이고 그나마 오늘은 매도다.
결국 현물시장에서 주요 매매 주체들은 팔지도 않지만 사지도 않는다. 현물시장의 이러한 매매 공백 때문에 언젠가 풀려나와야할 프로그램 매도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말 5번째 시도만에 힘겹게 890을 뚫고 올라갔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880 밑으로 내려왔다. 두터운 890~900 사이의 매물벽을 뚫기엔 '사자'가 너무 없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은 "프로그램 매도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대형주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나와야 좀 가벼운 마음으로 주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기대감으로 연말에 많이 올랐는데 종합지수 890 수준에서 실물 없이 기대감만으로 더 오르기는 힘겹다"며 "올 1분기는 IT와 내수 등 실물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소강 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이 5일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줄기 세포주, DMB 관련주 등 테마주 위주로 움직일 뿐이다. 외국인은 물론이고 기관 투자가들이 살만한 종목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은 "코스닥시장에서는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을 뿐 기관이 살만한 종목은 많지 않다"며 "코스닥시장에서도 실적이 크게 악화되지 않고 올해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우량 IT주, IT 부품주 정도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코스닥시장의 테마주 순환매를 추격하긴 부담스럽고 살만한 대형주들은 프로그램 매도와 실적 발표라는 이중고에 눌려 있어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 상태다. 이 때문에 소형주만 숨가쁘게 손바뀜하며 거래량만 유지될 뿐 거래대금은 1조6000억~1조7000억원 사이에서 2조원을 크게 하회하며 부진하다.
프로그램 부담과 대형주 실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1월 중순까지는 극심한 눈치보기와 상대적인 피난처로서 코스닥시장의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3대 악재'를 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