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대학혁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교육과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부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토지에서 자본으로 넘어오다가 이제 지식으로 이동하는 지식사회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자본이나 노동 등 생산요소 투입량을 증대시킴으로써 국민소득 1만달러가 달성됐다면 앞으로 2만달러내지 3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식이 주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국제적 명성을 지닌 대학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우리나라 대학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매년 봄마다 연례행사를 치르는듯 총장실을 점거하면서 벌리는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이 우리 대학의 또다른 현실이다.
가장 합리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여야 할 대학 사회에서 떼쓰기와 극한투쟁이 행동준칙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은 결코 한국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능가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대학 교육의 혁신은 이제 뒤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대학혁신 방법은 간단하다. 대학 혁신의 요체는 대학에 시장의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학 구성인인 교수와 학생들에게 경쟁하는 분위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면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대학혁신의 방법을 경쟁이란 관점에서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대학교육의 질은 그 대학 소속교수들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교수들에 대한 평가의 잣대를 높여야 대학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 각 대학에서 교수평가의 잣대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임교수에 한정하고 있다.
기존 교수들도 신임교수들에게 적용하는 잣대를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교수사회에서 스스로 정한 평가 잣대를 신임교수들에게만 적용시키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물론 나이차에 따른 정도의 차이는 인정하여야 하지만 일찍 임용 받았다고 하여 다른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둘째, 작금 학점 인플레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취업전선에 뛰어들 학생들에게 차마 학점을 짜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학사관리가 엄격해졌다고 하지만 아직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공부시간은 형편없이 짧다.
교양과목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점강제 배분제도를 전공과목에까지 확대해 학생들에게도 경쟁이라는 찬바람이 몰아쳐야 한다. 학점강제배분으로 학점인플레 현상이 제거되고 또 이를 통해 철저한 졸업인증제가 도입돼야 한다. 입학생 모두가 동시에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 탈락하는 학생이 속출해야 비로소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다.
셋째, 영어는 이제 국제공용어이다. 영어를 잘하는 것이 장점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 사회인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는 바로 우리나라의 생존력과 직결된다. 영어 공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 우리의 영어는 동남아시아 등에 비해서도 뒤떨어져 있다.
독자들의 PICK!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어교재를 가지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대학생들의 영어 구사력을 획기적으로 제고시킬 수 있다. 영어전용화를 전 대학에 시행할 수 없다면 적어도 경제와 직결되는 경영대 및 공대에 한정해 시행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을 혁신할 수 없다. 모든 대학을 혁신하고자 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대학혁신은 선택과 집중의 원리하에 이뤄져야 한다. 혁신을 통해 우리는 불씨를 잉태할 수 있다.
불씨는 비록 조그마하지만 대학에 남아있는 구태와 비능률을 활활 태울 수 있는 큰불로 스스로 자라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세계라는 큰 시장에서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쟁에 친숙해져야 하며 이는 결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선진한국을 꿈꾸는 우리의 모든 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