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국인도 초조하다"
옵션만기일에 긴 설 연휴를 앞둔 7일 종합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데다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결합되며 증시가 상승 견인되고 있다. 기타법인은 정보통신부, 지자체 등 정부와 상장회사의 자사주 매입, 투자자문사 등을 포함한다.
투신이 프로그램 매도 영향으로 순매도를 보이며 기관 전체적으로 매도 우위지만 은행과 연기금, 보험 등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워낙 '팔자' 세력이 없어 매수 주문이 나오면 매도 단가가 높아져 지수가 끌어올려지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734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38억원 순매수 중이다. 지수 선물을 매도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매도는 565억원 가량 출회됐으며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가 받아가고 있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종합지수가 940을 훌쩍 넘어서며 과거 역사상 박스권을 고민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종합지수가 장 중 기준으로 940을 넘긴 것은 2년10개월만에 처음이다. 오늘 종가가 940 위에서 끝난다면 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지금 주식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와 관련,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올해는 싸게 사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보다 상승 흐름에 맡겨 놓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지수대에서는 사실 약간의 리스크가 있어 보이고 조만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조정이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증시의 핵심은 적립식 투자의 증가와 경기 회복세 2가지인데 이 2가지를 염두에 둔다면 시장의 하락 리스크를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다. 하락이 있어도 빨리 회복할 것이란 전망.
김 대표는 "적립식 펀드는 과거의 주식형 펀드보다 더 과감할 수 있다"며 "1000억원으로 정해진 펀드라면 주가가 떨어질 때 지금 저가 매수해야 하는지, 팔았다 더 기다린 다음 사야하는지 고민이 되지만 적립식 펀드는 이런 고민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매달 얼마씩 자금이 유입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져도 자금 집행이 마음 편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증시에 우호적이다. 김 대표는 "회복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수출과 내수가 모두 올해 안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복된다면 시기가 몇 개월 빠르든 늦든 증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하반기에 살아나든 상반기에 살아나든 증시는 경기 턴어라운드를 근거로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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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증시의 진정한 주제는 국내 유동성 개선도, 경기 회복도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유동성이란 유입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빠져나갈 수도 있는 변수이고 경기도 단기적인 사이클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증시의 장기적인 방향성이 어디로 향해 있고 그 방향성을 이끄는 힘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무는 "증시 상승을 설명하면서 유동성을 얘기하는데 왜 유동성이 유입되는지를 이해하는게 더 중요하다"며 "경기도 기본적으로 시장이 오르는 속도만 조절할 뿐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증시의 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한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최근 증시가 오른 것은 한국 기업, 즉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무는 "수출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내수 기업들은 IMF 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으로 진출, 수익성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 가치 증대가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근본 원인이라는 설명.
B&F투자자문의 김 대표도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은 사이클상 그렇다는 것이고 지금 현재 국내 증시를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은 주식의 '제 값 찾기'"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장기 가치 투자가 자리 잡으면서 저평가된 종목 발굴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도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메릴린치증권 이 전무는 "외국인은 현재 한국 증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중축소' 상태인데 최소한 '중립' 정도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IT 경기가 하강세를 보였던데다 올해 5월에 MSCI 지수내에서 한국 비중은 줄고 대만 반영 비중은 높아지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줄여 놓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국 증시가 올들어 급등하자 외국인들도 초조한 상태"라며 "한국 비중을 최소한 '중립'으로는 맞추려 하면서 외국인 후속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전무도 "외국인이 어떤 날은 순매수하고 어떤 날은 순매도하는데 앞으로 크게 팔 것 같지는 않다"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데다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칠 경우 한국이 최대 수혜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매수할 조정을 기다린다는 말에 "좋은 말이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도 증시 주변에 신중론이 많아 증시 상승 여력은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낙관론은 20~30%, 비관론은 70~80%로 판단된다는 의견이다. 이 전략가는 "증시에 낙관론이 팽배한 다음에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쉴 것"이라며 "그러나 그 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