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디벨로퍼시장 발전과제

[CEO칼럼]디벨로퍼시장 발전과제

정춘보 신영 대표, 한국디벨로퍼협회 회장
2005.03.02 12:08

[CEO칼럼]디벨로퍼시장 발전과제

지난 1월말 부동산개발회사의 모임인 한국디벨로퍼협회(KODA)가 발족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척박한 환경을 개척해 온 디벨로퍼들의 노력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디벨로퍼'란 단어조차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으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수요자 또한 적지 않다.

부동산개발업자 또는 시행자로 불려지는 디벨로퍼란 개발기획과 설계, 자금 조달과 운용, 마케팅과 관리 등을 총괄하는 민간개발사업자를 말한다. 아파트 개발사업의 경우 땅 구입, 시공업체 선정, 분양, 자금관리 등을 통틀어 담당하는 것이다.

미국 맨하탄의 트럼프월드ㆍ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즈 등이 디벨로퍼가 개발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도 분당 파크뷰, 광화문 로열팰리스 등 많은 주상복합아파트가 디벨로퍼에 의해 개발됐다.

선진국에서 디벨로퍼는 이미 부동산 산업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규모 개발사업은 예외 없이 디벨로퍼가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IMF외환위기 이후 민간부문 건설사업의 시행과 시공이 분리되면서 디벨로퍼가 대거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주상복합 바람이 불면서 디벨로퍼 시장이 급성장해 현재 700여개 업체가 활동중이다.

디벨로퍼 시장 확대의 이면에는 지난 2003년 터진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처럼 부실ㆍ부적격 업체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게다가 분양가 상승, 알박기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디벨로퍼 업계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금융권 및 대기업의 진입이 활발해지고 국제투자금융사와 다국적 투자컨설팅사가 참여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전문컨설팅업체, 자산운용관리회사, 전문용역업체 등으로 분화되면서 유력한 건설 산업군(群)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디벨로퍼 업계가 성숙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업시행을 가로막고 있는 온갖 규제들이 상존해 있으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행도 선진국에 비해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프로젝트의 타당성보다는 디벨로퍼의 담보능력을 우선시하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수요자들의 불신을 걷어내는 일이 급선무다. 업계차원에서 디벨로퍼의 역할과 순기능을 홍보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디벨로퍼 스스로 고객중심의 사고를 가지고 투명한 경영을 펼쳐야 가능한 일이다. 대박만 노리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수요자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불신을 키우게 된다.

디벨로퍼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시급하다. 도시개발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개발경험과 수행능력을 갖춰야 한다. 개발기법을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금처럼 단일아이템의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복합개발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벨로퍼간의 컨소시엄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현대 도시는 디벨로퍼의 아이디어로 건설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벨로퍼들의 창조력과 추진력으로 역사에 남을 도시를 건설한다면 스스로의 발전은 물론이고 국가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행정중심도시와 기업도시 등 대규모 도시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디벨로퍼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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