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CB 시대' 대비할 때

[시평]'CB 시대' 대비할 때

윤창현 명지대 무역학과 교수
2005.03.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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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CB 시대' 대비할 때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은 부정적 정보중심으로 할 것인가 우량정보까지도 포함할 것인가 하는 것과 점수제로 할 것인가 등급제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최근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신용불량자 제도는 바로 등급제를 전제로 한 불량정보중심의 신용관리 체제였다고 볼 수 있다.

 

 한 개인이 30만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 3개월 이상 대출금 연체를 한 경우 혹은 30만원 이하 이더라도 5만원 이상 3건 이상의 카드결제 연체사실이 있을 경우 이 불량정보를 은행연합회로 집중시킨 후 은행연합회가 이를 관리하면서 해당 개인을 등록시키고 이 사실을 모든 금융기관에게 통보하는 방식의 관리제도는 초기에 상당한 위세를 떨친 것이 사실이다.

 

 이들 개인에게는 ‘신용불량자’ 라는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단어를 붙여서 일종의 공포감마저 자극하고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 상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피하려는 과정에서 전 가족이 합심해서 노력함으로써 일종의 연좌제의 성격마저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상황은 변했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숫자가 너무나도 많아지고 일가족 전체가 신용불량이 되면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였다. 결국 정부는 신용불량자제도 자체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이를 폐지하기기로 하고 그 대안으로서 불량 및 우량정보까지 포함한 점수제를 근간으로 개인신용평가회사(CB)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이중에서 주목을 끄는 것이 현재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준비가 진행 중인 한국개인신용(KCB)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회사설립에 참여하는 농협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은 이 회사에게 자신의 고객DB중에서 불량한 고객은 물론 우량한 고객의 정보까지도 제공하게 된다는 점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대량의 우량고객정보를 선뜻 내놓는 나라가 없다고 보면 신용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한 단계 성숙된 우리의 리스크관리 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KCB에 집중된 고객의 불량 및 우량정보는 이 기관 내에서 잘 분석 평가되어 점수화된다. 소위 크레딧 스코어(신용점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신용점수는 우리 사회 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선적으로 사회초년생에게 이 점수는 큰 의미가 있다. 미국유학시절 신용점수가 없는 바람에 신용카드 발급을 못 받아서 한동안 고생한 경험이 있는 유학생들이 꽤 있다.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돈을 빌리고 잘 갚은 우량기록이 잘 쌓여야만 한다.

 

 고교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에서도 신용점수 제고 전략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같은 경우에도 신청자 본인이 자신의 신용점수를 제출하도록 하여 중요한 정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일반 기업들도 취직을 원하는 지원자들에게 이 점수를 제출하도록 하여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학교 학점과 토익성적 및 각종 자격증만큼이나 중요한 점수가 하나 더 생겨나고 활용되는 것이다. 또한 신용점수제가 실시되면 개별 금융기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것이므로 신용불량자 제도에서 보듯이 한 개인이 모든 금융기관으로부터 일률적으로 배척을 당하는 상황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신용점수 활용의 다양성도 보장이 될 것이다.

 

 향후 CB 및 신용점수 제도는 우리 사회내에서 개인의 재무활동과 관련한 기존의 관행을 상당 부분 바꾸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제도가 가져올 파장을 미리 대비하여 개인정보유출 등 역기능을 극소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할 각종 준비가 필요할 때이다.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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