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불사조' 한국경제를 위해

[시평]'불사조' 한국경제를 위해

이상빈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2005.03.17 11:0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시평]'불사조' 한국경제를 위해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았던 한국경제에도 한 줄기 빛이 보이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굴러오던 경제가 벼랑 끝에 몰리면 중동 특수 내지 3저 호황과 같은 구원투수가 등장해 한국경제를 지켜온 과거 사례가 이번에도 재연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획기적인 외부상황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뛰고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점이 우리를 다소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혹자는 경기가 너무 가라 앉아 잠시 기술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경제가 나쁘면 수출을 포함해 경제전체가 부진했지만 작금의 상황은 수출 및 대기업은 사상 초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과거 2년을 잃어버린 2년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과거 2년은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했다.

즉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또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기대어 경제를 살리기 보다는 경제의 비능률을 제거함과 동시에 투명성을 제고시킴으로서 경제가 자생적으로 일어나도록 경제자신의 내공을 다졌던 시기로 평가할 수도 있다.

외상 빚으로 소 잡아먹은 과거 정부의 무리한 경기부양책 때문에 생겨난 후유증이 과거 2년의 경제를 결정지었고 이로 인한 신불자문제가 지금도 우리 경제에 멍에로 남아 있다.

 

한국경제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때때로 지나칠 정도로 비판적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자신은 우리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 자신만을 바라보면 우리의 약점만이 눈에 들어오지만 우리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의 장점이 부각되어 질 수도 있다. 필자는 뉴욕의 월가를 방문할 때면 종종 NYSE 앞에 있는 성당의 계단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 볼 때가 있다.

미국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월가이지만 한국의 여의도에 근무하는 사람들만큼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여의도에서만 있으면 우리가 얼마나 역동적인지 결코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어도 완전히 치유될 수 없는 양극화 문제가 올해 최대의 난제이다. 양극화는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부산물이지 경제성장이 가져다 준 역기능은 아니다. 세계화에 따른 경쟁의 격화 및 중국 경제의 부상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은 융성하고 그러하지 못한 산업은 쇠퇴하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소재부품산업이 취약해 고부가가치산업의 혜택이 외부로 확산되지 못해 양극화의 강도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교육을 망친 평준화의 논리만 적용하지 않는다면 양극화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뒤쳐진 부분이 앞선 부문의 뒷다리를 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작금의 소비 부진은 고용 및 노후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감이 있다. 제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용이 줄어 들 수밖에 없어 제조업의 발전이 고용증대로 이어질 수 없다.

고용증대는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에서 찾아야 하고 이런 면에서 서비스 산업의 개방으로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켜야 한다. 또 공적연금 및 사적연금의 균형있는 조화를 통해 노후를 대비하도록 하여 노후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

 

경제의 선순환과 악순환을 결정짓는 요인은 경제심리이다. 성장보다 분배 중시 또는 노동자의 경영참여 논의 등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꽁꽁 얼게 하여 소비부진을 초래한 면이 없지 않다.

사상 초유의 수출 및 기업실적과 함께 등장하는 경기 부진이라는 신문보도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이외의 요인으로 결코 설명되어 질 수 없다. 경쟁이 우선시되는 시장경제가 우리의 철칙이고 공짜점심은 결코 없다는 논리가 경제철학으로 확고히 자리 잡아야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가 안정된다.

 

50년간 중국에 맞서 독립 투쟁한 달마이 라마도 결국 중국의 경제 발전에 굴복하여 중국의 속국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만일 한국이 경제력을 상실하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티베트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 이념 논쟁을 버리고 지금 막 불씨를 밝히고 있는 한국 경제가 활활 타도록 전력질주 하는 실용적인 자세가 어느 때 보다 요구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