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銀 새 성과급제의 "성과"
'부장보다 연봉이 많은 직원, 임원보다 연봉이 높은 부장' 제조업체에 이어 은행권에도 성과급제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성과급제는 그동안 제조업체의 전유물로 인식 됐으나 최근 은행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권에도 성과급제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선두주자는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지난 1일 1년간의 준비 끝에 신인사제도를 공개했다. 골자는 성과급 비중을 높여 같은 직급 직원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나게 하겠다는 것. 우리은행에 이어 외환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직원들의 성과연동을 강화한 연봉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성과급을 강화하고 나선데는 '성과가 다른데도 일률적인 보상을 해서는 경쟁력이 생길 수가 없다'는 효율 문제가 기본적으로 깔려있지만 철저한 성과연동 시스템으로 무장한 씨티 등 선진금융그룹들과의 직접 대결이 불가피해진 현실이 작용한 것이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의 IB(투자은행)부문 책임자는 "현재와 같은 은행 임금 체계로는 유능한 전문가들을 데려올 수 없다"며 "해외 자본과의 합작을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성과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온라인 독자는 우리은행 성과급제 기사의 리플을 통해 "동기유발로 인한 업적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 보다는 양극화에 따른 직원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대다수에게 상실감을 초래해 오히려 사기저하라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의 성과주의 문화 도입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도입의 필요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노사가 서로 인정하고 머리를 맞댄다면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은행이 이번 성과급제를 전체 8개 직군 중 개인 역량에 따라 실적 차이가 큰 투자금융 직군에 한해 우선 적용키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 서로의 입장과 논리를 고려해 찾은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기 때문이다. 성과주의 문화 도입.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풀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