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출통제 지켜야 미래있다

[기고]수출통제 지켜야 미래있다

심성근 산업자원부 전략물자관리과장
2005.05.04 13:57

[기고]수출통제 지켜야 미래있다

한 국가에서 전쟁이 확실히 안 일어난다면 국경에 한 명의 군인으로 충분하지만, 무모하게 전쟁을 일으키려는 자가 하나라도 있다면 그 존재 자체로 돌이킬 수 없는 국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우리 무역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국제적으로 50년이 넘는 무역질서다. 국제상황에 따라 그 대상국가나 조직은 변해왔지만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하려는 조직이 계속 존재하고 이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물자공급을 통제하려는 질서가 강화되고 있다.

유엔안보리는 작년 4월 28일 1540호로 수출통제를 국제무역규범으로 지키도록 모든 국가에게 명령하였고,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G-8, ASEM, APEC에서 대량파괴무기의 확산방지를 위해 국제협력을 다짐하는 공동선언이 매년 채택된다.

우리는 세계 10대 무역국가를 실현해왔으며, 품질과 기술을 고도화해서 세계시장이 원한다면 어떤 품목이든지 어디든지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하려는 조직은 우리나라의 능력에 걸맞게 조달국가로 고려할 것이다. 그리고 수출통제를 강조하는 국제사회는 당연히 우리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공급능력은 국제사회의 주목의 대상이다.

이는 우리기업에게 새로운 기업 철학을 요구한다. 이러한 철학이 없이 ‘수출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들키지 않고 수출할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식으로 법과 국제질서를 피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우리나라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선진기술국으로 구성된 공급국 클럽이 우리에게 기술이전을 외면하게 하며, 적발된 기업은 무역제재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당하게 된다. 국제질서는 위반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세계가 알아줄 만큼 수출에 진력했지만 전략물자 수출통제에 관한 한 국경에 한 명의 군인을 배치하고 있는 상황에 비유된다. 가령 미국의 이란비확산법은 어떤 국가의 기업이 전략물자를 이란에 수출할 경우, 미상무장관은 그 기업을 제재하고 그 제재사실과, 제재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는 사실조차 우리기업들은 모르고 있다.

제3세계 시장의 플랜트 수출도 마찬가지다. 수천 수만가지 물품 가운데 어떤 품목이 통제대상인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민감품목인 경우 상세한 기술적 분석능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가스 크로마토그라프는 독가스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장비다.

미,일 등 선진국은 어느 규격 이상이어야 어떤 독가스 개발에 이용가능하다는 분석 데이터로 그 국가의 우려정보를 비교하며 수출여부를 결정한다. 최종 사용자와 품목에 대한 분석정보는 수출을 위한 영업 자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우리는 인식 결여로 수출통제와 관련 경험, 전문성과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서 회사에 치명적인 위험을 무릎 쓰고 수출하든지, 무조건 수출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 기업의 안전을 확보하며 수출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치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수출기업은 모든 공산품을 수출할 때 그 최종사용자가 누구이며, 어떤 용도에 사용할지를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자사제품이 통제대상 물품인지를 점검하고 법과 제도를 지켜야 한다. 정부는 제도 홍보, 기업이 이행할 수있는 환경제공, 이행상태를 점검하여 기업 스스로 이행능력을 키워가는 길만이 통상대국의 미래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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