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흔들리는 규칙들"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글쎄요. 그러니까 수수께끼(Conundrum)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나누게 되는 대화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에서 몇가지 규칙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벌어지는 것.
중기적으로 보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06.6엔에서 23일 108.8엔으로 올랐다. 그러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최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급등, 지금은 60달러선에 바짝 다가서 있다.
통상 달러화 가치와 유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원자재가 약달러 베팅의 대상인데다 원자재 가격의 기준 역시 달러화이기 때문이다.
또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동안에도 미국 TIPS(인플레이션 조정 국채)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의 강도는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표적인 넌센스가 미국 정책금리가 인상되는 동안에도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정책금리가 오르면 장기금리도 상승하게 마련인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앨런 그린스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은 이를 두고 '수수께끼'라고 표현한 바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이(스프레드) 축소 문제는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며 "이것이 세계경제의 구조변화에 따른 것인지, 펀더멘털과 상충되는 교란현상인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수수께끼같은 현상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결론들은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좋지 않고 △그런데 다른 선진국의 경제는 미국보다 더 나쁘고 △과잉 유동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실제로 클린턴 정권 당시 재무부 차관을 지낸 로저 알트먼는 최근 장기금리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으로 △미국의 낮은 경제성장률 △미 채권시장의 과열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대안 투자처의 부재 등 3가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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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금융시장은 일종의 수수께끼 장세로 볼 수 있다"며 "투자가의 입장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등 약달러 베팅 자산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들을 극히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것들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달러화와 국제유가의 동반강세는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와 국제유가가 함께 오르는 현상은 아주 예외적인 현상"이라며 "여전히 석유 등 원자재가 약달러 베팅의 대상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의 흔들림'을 새로운 메가 트렌드(거대한 흐름)가 다가올 때 생기는 현상으로 보고, 한발 앞서 변화에 대비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 이 이사는 "단기적인 경기의 방향성보다는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올들어 유로화가 10% 넘게 평가절하되는 동안 유로화에 대한 주식 투자는 오히려 활발해졌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3/4분기 이후 세계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미국외 지역으로의 자산배분이 확대되고, 장기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될 것으로 이 이사는 내다봤다.
금융시장의 수수께끼는 미국 경기의 윤곽이 드러나든, 달러화가 강세 또는 약세로 방향을 잡아야만 해결될 수 있다. 그 방향이 한국 주식시장의 편이 될지, 그 반대일지가 관심거리다.
외인매수..이틀째 상승
외국인들이 모처럼 적극 매수에 가담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23일 코스피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65포인트(0.86%) 오른 1010.80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대금은 2조7900여억원으로 전날(2조8603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외국인은 674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은 1020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은 33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이 114억원 순매도였다.
삼성전자가 이틀째 상승한 가운데 광주 이전이 확정된 한국전력도 3.6%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KT LG전자 S-Oil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이닉스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LG필립스LCD는 보호예수가 만료됨에 따라 대주주인 LG전자가 지분을 매각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으로 반등 하루만에 2% 이상 하락했다. 포스코 SK텔레콤 SK㈜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업과 통신업이 소폭 하락했을뿐 의약품과 비금속광물 기계 전기전자 의료정밀 운수장비 전기가스 건설 운수창고 금융 은행 증권 보험업 등 나머지 업종은 대부분 상승했다. 이날 상승 종목은 상한가 12종목을 포함해 총 496개였고, 하락 종목은 223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없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당장 전고점(1020)을 돌파할만한 모멘텀은 없지만 시장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라며 "1000선과 1020 사이에서 등락하며 버티다가 7월말에 큰 장이 설 것"으로 밝혔다.
그는 "7월말까지는 횡보세를 보이면서 유가와 환율, 금리 등 불확실한 거시변수들을 극복하고 종합주가지수 네자리에 대한 확신을 다지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순환매가 돌면서 업종별, 종목별로 번갈아가며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IT주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2/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실적 바닥이 확인되고 IT주로 매기로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