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이번에는 1000선 안착하나
최고치를 경신하기 위해서는 역시 대형주가 나서야 했다. 7일 코스피 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026.82로 장을 마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일 장중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횡보하던 차였다.
중소형주들이 지수를 1000선 위에 올리고 난 뒤 며칠 쉬고 나자 이번에는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와 시총 상위종목들이 앞장서 추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38% 올랐고. 현대차는 2.41% 오른 가운데 52주 최고가를 다시 세웠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1050원으로 급등하면서 수출주 채산성 악화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2분기 실적 발표를 맞아 하반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도 가세해 경기민감주들이 상승할 만한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가 현행 수준인 3.25%에서 동결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현 시점에서 통화신용정책은 부동산 문제보다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고 운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과 긍정적인 미국 경기 지표 등 대외 여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환율 변수가 끼어들면서 수출관련주의 2분기 실적이 저점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 심리적인 안정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수급에 증시 체력 강화
코스닥 시장 역시 8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종가 519.85를 기록해 지난 2003년 7월15일(520.90) 이후 2년만에 52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이날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새벽 미국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1달러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약세 마감했다. 장초만해도 지수는 이에 연동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런 악재를 무시하며 고점 돌파에 나선 것은 '풍부한 유동성'의 힘이라고 분석했다.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문화가 확산되면서 투신권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에는 매달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어느덧 월말이면 투신권 자금으로 인한 지수 상승이 추세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날만 해도 개인이 1000억원 이상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상승장에 앞장섰다. 외국인은 6일째 주식을 순매수하며 760억원 가량 순매수했고, 기관도 장중 프로그램 매도에도 불구하고 500억 정도 매수가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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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급이 강하다 보니 시장이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유가급등 등 악재가 악재로 작용하지 못한 것은 투자심리 회복과 이에 따른 시장 유동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워낙 좋다 보니까 제약 건설 보험 등 내수주들이 끌어올린 증시를 수출주가 바통을 받아 올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IT주가 오르지 않는다면 조정을 받을 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펀드의 환매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적립식펀드 등에선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수주식형펀드 수탁액은 꾸준히 늘어 지난 달 말부터 1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친김에 사상 최고가 노려볼까
시장이 외국인 매수 재개 → IT/자동차업종 상승 → 대형주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다. 최근 IT 및 자동차업종 등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경기 및 업황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대형주들이 최근 중소형주들에 비해 덜 오른 만큼 실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면 추가적으로 상승할 만한 여지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은 "올초 1000선위에 한차례 올라섰다 내려오는 등 '1000선 담금질'이 진행되면서 네자리 지수에 대한 공포가 많이 줄었다"며 "또 3월에는 환율과 美 금리, 유가 등이 모두 악재로 작용했으나 지금은 유가를 제외한 나머지 두 변수가 해결돼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내수 경기 역시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 수록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번 상승에서 역사상 최고치인 1138.75 정도(1994년11월)는 한 차례 시도해볼 만 하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못 오른 대형주의 수익률 따라잡기와 중소형주의 재평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에 1000선 안착을 단번에 이뤄낼 것인지는 자신할 수 없으나 체력이 강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상승 추세 여전히 유효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선은 고점 경신이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다만, 풍부한 유동성만으로 해외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얼마나 계속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7월 들어 미국 나스닥 지수가 0.6% 상승에 그쳤고 다우는 4포인트(0% 상승) 하락한 반면 국내 증시는 2% 이상 오르고 있다. 대만과 홍콩 항셍지수 등도 7월 들어 소폭 내렸고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4.6%와 1.6% 내려 낙폭이 크다.보이지 않는 규제, 멍드는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