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바이앤홀드로 맞서라"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이 딱 맞아떨어지는 형국이다. 증시의 상승이 아니라 조정을 이만큼 애타게 기다렸던 적이 또 있을까. 상승장의 아이러니다. 이쯤해서 한 차례 쉬어주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놓고 '사자' 주문을 낼 수 있을텐데.. 증시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급등 부담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증시는 상승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증시가 이미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시그널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 미수금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연중 최고 수준에 임박했으며 장중 변동폭도 눈에 띄게 확대된 모습이다.
그러나 증시는 여전히 웬만한 과열 부담이나 악재는 무시하겠다는 기세다. 위안화 절상이란 '대형' 악재를 탈없이 소화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반기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등 펀더멘털상의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시장의 주도권을 주고받는 수급상의 선순환 구조가 장세를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급등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조정 가능성은 열어둬야겠지만 기세상 하락 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을 거친 뒤 중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상승 추세에 순응해 업종별, 종목별 조정이 발생할 경우 저가에 매수한 후 보유하는 '바이앤홀드(Buy&Hold)'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주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랠리로 다시 복귀?
지난주 후반 주춤하던 코스피시장이 랠리로 다시 복귀하는 분위기다. 25일 코스피시장은 위안화 평가절상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둔화됐던 상승 탄력을 다시 확대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말(22일)보다 15.48포인트(1.44%) 오른 1089.70으로 마감, 1090선을 두드렸다. 상승 기세가 끝까지 살아가면서 일중 고점으로 마감한 것은 물론 연중 최고가까지 갈아치웠다.
미수금 부담이 겹치면서 개인의 매도세가 거셌지만 프로그램 매수세를 앞세운 기관이 물량을 받아내며 상승 분위기를 떠받쳤다. 이날 개인은 2186억원을, 외국인은 383억원을 순매도했다. 위탁자미수금은 지난 22일 현재 1조4885억원으로 늘어나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기관은 초반 매도세에서 태도를 바꿔 1632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신권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조정을 하루만에 끝내고 반등하고 한국전력, 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의 신고가가 잇따르며 대형주 위주로 시세가 분출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상승 강도가 워낙 강한 데다 악재가 될 만한 것들은 이미 모두 오픈된 상태"라며 "위안화 5% 이내면 충격은 없다고 봤는 데 그대로 됐고 미국 시장과 국내 거시경제 지표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이 단기간 많이 올랐다는 것이 유일한 악재라면 악재인데 그것도 적립식펀드 효과 등으로 수급이 보강되면서 완화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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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조정은 안온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솔직히 증시가 좀 쉬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증시 단기 과열권에 접든 것 같지만 조정은 작게 받고 호재에 격렬하게 반응하는 강세장의 속성이 워낙 강하게 부각되고 있어 웬만한 조정 압력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무엇보다 '대형' 악재로 여겨졌던 위안화 평가절상의 파장이 예상에 크게 못미치면서 악재 노출에 따른 시장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강화시킨 데 힘입은 바 크다. 또한 수급적인 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 선순화적인 자금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대기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형상 시장 전체는 이렇다할 조정이 없는 듯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종목별, 업종별로 국지적인 조정과 순환적인 매수가 이뤄짐으로써 시장의 피로도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점도 쉼없는 상승의 근거로 지적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증시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등 수출주와 내수주 사이에 상호보완적인 수급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런던 테러 사태 때처럼 웬만한 악재는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대기 매수세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위원은 "증시가 당분간 더 달려가다 쉬려고 하는 것 같은데 단기적으로는 과열권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꼭 그렇지도 않다"며 "지금은 단기 과열에는 개의치 않겠는 분위인데다 시장 전체는 과열이라도 종목이나 업종 별로는 개별적인 조정 과정을 거쳐 과열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앤홀드 전략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조정을 쉽게 허락하지 않은 현재의 장세를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추세에 순응하는 장기적인 매매 전략으로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매기를 따라 쉽게 말을 갈아타기보다는 자신의 보유 종목으로 순환적인 매기가 돌아올 때까지 다소 긴 호흡으로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쉬지 않고 올랐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은 계속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며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수출주 관련주나 신세계나 한국전력 등 내수 대표주, 증권, 보험 등 정책 수혜주 등 유망주가 조정을 받을 경우 저가에 매수해 보유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 장세는 장기매매 관점에서 바이앤홀드 전략이 유효한 반면 단기투자자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1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과열 징후 나타나고 있어 해소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하락조정이 아니라 기간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투자자는 포지션 변화를 고민해 봐야 하지만 중장기적인 투자자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전략은 바이앤홀드가 맞다"며 "밀릴 때마다 주도주 위주로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