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주가 오르면 뭐하나?

[내일의 전략]주가 오르면 뭐하나?

이웅 기자
2005.08.01 18:16

[내일의 전략]주가 오르면 뭐하나?

주식시장이 마의 1000 고지를 넘어 사상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증시 전문가들 중에 비관론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세 상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투자자들 중에는 오히려 이 같은 낙관을 경계하고 못마땅해(?)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올라도 과거처럼 직접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주가는 연일 오르고 있지만 국내 내수경기, 특히 체감경기는 아직도 겨울이다. 회복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못마땅해' 하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이번 상승장의 최대 수혜자가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코스피시장이 518조원, 코스닥시장은 50조5000억원으로 총 568조원에 달한다. 이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은 코스피가 216조원(42%), 코스닥은 6조7000억원(13%)으로 전체 국내 상장주식 가치의 40%에 달한다. 이 같은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주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1994년 말의 10%나 IT 붐이 일었던 1999년과 2000년의 22%와 30%과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외국인이 주로 보유한 종목들은삼성전자POSCO등 20개 내외의 우량주로 이들 종목에 대한 지분율은 60~70%로 시장 평균을 훨씬 웃돈다. 때문에 증시의 상승으로 외국인들이 거둬들였을 투자수익은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단지 추론만이 아니라는 걸 헤지펀드인 소버린이 최근 보여줬다. SK에 2년4개월간 투자한 댓가로 최근 8300억원이나 되는 수익을 긁어간 것.

이를 지켜보고 있을 일반 투자자들의 심사가 고울 리 없다. 국부 유출에 대한 사회적인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은 방도가 없다. 남의 성공을 시기해봐야 배만 아프지 득될 것은 없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비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지수와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의 원인을 기업들의 높아진 효율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즉 자본을 운영하는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기업가치는 높아져 주가는 오르지만 고용창출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꽃을 피우기 시작한 간접투자에도 있다. 지난해부터 직접투자 비중은 크게 줄어드는 대신 적립식펀드나 변액보험 같은 투자상품을 통한 간접투자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전체 증시 자금에서 차지하는 간접투자 자금 비중이 늘어나면서 증시 활황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처럼 직접투자를 위주로 할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파급 효과가 일반투자자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가 개별 종목들의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10~20% 가량의, 그러나 '안정적인' 수익만을 보장받을 수 있을 뿐이다.

간접투자는 아마추어인 '나' 대신 프로 선수를 기용해 경기를 벌이도록 하는 것과 같다. 그 열매의 당도가 당장 기대에 못미친다 해도 프로페셔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배아픈 일'을 안 당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프로 선수'의 육성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 6거래일 연속 상승

이날 코스피시장은 초반 매물 공방을 딛고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한 분위기였다. 지난주에 이어 5일(거래일) 연속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으나 외국인 중심의 매수세가 이를 소화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은 공방 끝에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으나 은행, 금융주들의 강세가 지속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말(29일)보다 4.69포인트(0.42%) 오른 1115.98로 마감했다. 상승 출발 후 하락 반전, 오전 한때 1107.78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오름폭을 늘려 연중 고점을 1116.75로 끌어올렸다. 거래량은 5억112만주, 거래대금은 3조244억원으로 지난주 말보다 줄었다.

외국인은 79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57억원을, 기관은 1088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47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5일 연속 순매도세를 지속 8000억원 이상의 매물이 청산됐다.

업종별로는 은행(+0.80%), 보험(+1.08%), 금융(+0.91%), 의료정밀(+2.41%), 운수장비(+1.11%), 기계(+1.52%)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증권(-0.24%), 통신(-1.11%), 운수창고(-1.00%), 종이목재(-0.36%), 의약품(-1.89%), 비금속광물(-0.97%), 섬유의복(-0.55%)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로 장중 하락 반전, 지난주 말에 이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1.85포인트(0.34%) 내린 544.8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류용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지난주 말 경제지표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하락했으나 국내에서는 오히려 한반기 수출 증가 전망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일봉의 아래 꼬리가 계속 길어지는 모습인데 이는 장중 프로그램 매물 때문에 밀려났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로 돌아서는 등 장중 조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어려운 장이다

증시 여건이 특별히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지난 5월 900선 부근에서 3개월만에 1100까지 200포인트나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나 경계감 역시 만만치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상승의 기울기는 이전보다 상당히 완만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증시가 장중 매물을 소화하며 업종별 빠른 순환매 패턴을 강화하고 있어 지수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예상밖의 강세를 보였던 통신업종이 대표적인 예. 일반투자자들이 이처럼 예고없이 불거지는 상승 흐름을 무리하게 따라잡으려 하다가는 자친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주가지수가 상승해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어려운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너무 조급하게 덤비다가는 자칫 손실을 낼 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업종에 대해 호흡을 길게 갖고 소신껏 투자하는 것이 지금 같은 장세에서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지수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전체 종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일부 종목이 게릴라식으로 오르기 때문에 상승 종목에 자신의 보유 종목이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 있다"며 "오늘만 하더라도 주가지수는 올랐지만 상승 종목에 비해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은 데 최근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318개 종목이 오른 반면 405개 종목이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증시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일째 프로그램 매도가 집중되면서 프로그램 차익거래 잔고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단기 매물 부담이 줄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도 규모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앞으로 매수세에 더욱 힘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원은 "남은 증시의 부담은 금리"라며 "지금까지는 국내 금리가 오르는 게 채권 약세, 주가 강세로 이어지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왔지만, 일정 시점에 가서 정책 금리가 인상되면 현재의 유동성 장세도 종언을 고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은 채권 시장의 상황을 보더라도 주가가 더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시장의 추세에 순응해 우량종목 위주의 매수 전략을 취하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체크포인트와 일정

○ 매수차익거래잔고가 4일째 감소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617억원 감소한 7943억원을 기록했다.

○ 위탁자 미수금이 이틀 연속 증가, 다시 1조4000억원대로 늘어났다. 고객 예탁금은 소폭 줄어 나흘째 11조6000억대를 유지했다.

○ 제4차 6자회담 엿새째인 31일 남북한과 미국 등 참가국들은 첫번째 실무급회의를 갖고 공동문안 협의에 들어갔다.

○ 7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채소류와 석유류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2.5% 상승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 7월 국내 수출이 고유가와 항공파업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에 비해 11.4% 증가한 23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결산 결과 영업이익 1조 436억원과 당기순이익 826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83.5%, 당기순이익은 374.4%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 설립이후 최고의 반기실적이다.

○ 미국의 2분기(4~6월)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실질 성장률(계절 조정치)은 연율 기준 3.4%에 달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9개월 연속 3.0%를 넘은 것이나 전분기 성장률(3.8%)에 못 미치는 결과다.

○ 국제유가가 정유 공장 폭발 사고로 인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상승세를 나타내 한때 배럴당 61달러 선을 넘어서는등 60달러 선으로 올랐다.

○ 지난해 일본 도쿄 땅값이 13년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1일 현재 도쿄지역의 평균 노선가(공시지가)는 1평방미터당 46만엔(4097달러)으로 전년대비 0.4% 상승했다고 일본 국세청이 1일 밝혔다.

○ 1일(현지시간) 미국 7월 ISM제조업지수와 6월 건설지출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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