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상승장의 진짜 주역은 '개인'

[내일의 전략]상승장의 진짜 주역은 '개인'

이웅 기자
2005.08.03 17:50

[내일의 전략]상승장의 진짜 주역은 '개인'

연초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과 함께 서점가에는 주식 관련 재테크 서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판매고는 과거 주가 상승기에 크게 못미친다고 한다. 책의 주 수요자인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흥미를 못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출판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상승장의 주역으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거론되고 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주식을 사모으고 있어 주가가 빠질 새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들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한 수훈감은 개인투자자라고 할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훌쩍 넘어 사상 최고점(마감가 1138, 장중가 1145) 근처까지 올라왔지만 증시는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함으로써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 1000포인트 돌파 때마다 심각한 과열 현상을 빚은 뒤 투자 분위기가 급랭하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시장의 체질이 이처럼 바뀌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은 개인투자자의 시장 이탈이다. 최근 수년새 개인들이 지속적인 주식 매도로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시장의 체질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개인은 올들어 지금까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6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5년 8개월 동안 팔아치운 주식은 무려 20조원어치가 넘는다.

개인들의 시장이탈은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이 대세 상승을 외치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들의 직접투자자금인 실질 고객예탁금은 7월 한달동안 9000억원 이상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의 고질병이었던 극심한 변동성은 개인의 직접투자 비중이 높은 데서 기인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의 비중 축소와 함께 줄어든 증시 변동성은 증시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금의 유입을 가져오는 선순환을 낳고 있다.

게다가 개인들은 단순히 시장을 빠져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적립식 펀드나 변액보험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덕분에 주도권이 개인에서 기관으로 빠르게 넘어오면서 증시는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6월 말 역사상 처음으로 주식 간접투자 계좌수가 687만개로 직접투자 계좌수를 13만개나 앞지른 것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개인의 시장 이탈은 장기 상승의 토대가 되는 기관화 장세를 여는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며 "때문에 지금의 상승장의 수훈감은 사실 개인이라고 해야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개인의 직접투자가 막을 내렸다는 말은 아니다"며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뒤 안정을 취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쯤 직접투자자금들이 다시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쉬어가자' 8일만에 하락

3일 코스피시장이 8일(거래일)만에 하락했지만 낙폭은 미미했다.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지속됐으나 외국인 중심의 매수세가 매물을 소화했다. POSCO, 현대건설 등 철강주와 건설주의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은행주는 조정을 받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2포인트(0.15%) 내린 1117.11을 기록 중이다. 한때 1130선 부근까지 오르는 등 순조로운 상승 흐름을 지속하다 마감 10분을 남겨놓고 하락 반전했다. 거래량은 6억4780만주, 거래대금은 4조5635억원으로 전날보다 크게 늘어났다(오후 3시30분 현재)

외국인은 182억원을 순매수하며 5일 연속 매도 우위를 지켰다. 반면 개인은 202억원을, 기관은 236억원을 순매도했다. 각각 9일과 7일 연속 순매도다. 프로그램 매매는 962억원 순매도로 7일째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차익거래는 293억원, 비차익거래는 66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3.94%), 철강금속(+3.00%), 의료정밀(+2.66%) 운수창고(+2.02%), 전기가스(+2.15%)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금융(-1.49%), 은행(-2.23%), 보험(-1.67%), 섬유의복(-1.19%), 의약품(-1.11%)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매도공세로 5일만에 540선 아래로 밀렸다. 업종대표주인 주성엔지니어링과 웹젠의 어닝쇼크가 기관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23포인트(1.70%) 내린 532.55포인트로 마감해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외국인은 336억원, 69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383억원 순매도했다.

◈ 다행스런 조정..추세변화 없어

이날 조정은 8일(거래일)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의 표현일 뿐 특별한 추세 변화는 없다는 분석이다. 증시는 전날까지 연 7일째 상승, 모두 44.61포인트(4.15%)가 올랐었다. 7일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004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아시아시장이 모두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증시만 하락했지만 크게 나빠보이진 않는다"며 "그동안 안 빠지는 게 최대 악재였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다행스런 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8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이 표현된 것일 뿐 특별한 추세 변화는 있는 것은 아니다"고 "최근 며칠 동안 조정 조짐이 있었지만 워낙 시장의 상승 기세가 강해서 꺾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6자회담과 환율, 유가 등 눈여겨볼 변수들이 없지 않지만 악재로 해석될만한 것들은 없다는 지적이다. 홍 팀장은 "6자회담이 진통을 겪고 있지만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 악재로 보긴 어렵고, 원/달러 환율이 1020원선을 무너뜨렸지만 이는 오히려 외국인 자금 유입 등 금융시장 환경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뜻한다"며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끼칠만한 악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팀장은 "외국인 선물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도 규모가 특별히 커진 것은 아니다"며 "최근 이로 인한 프로그램 매물의 출회 규모로 볼 때 시장이 지금처럼 버티는 것은 체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잘 오르던 금융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증권주가 강세를 보인 걸로 보더라도 시장의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적 좋은 종목들이 주축이 돼 무난히 사상 최고점까지 달려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체크포인트와 일정

○ 2일 기준 고객 예탁금은 전날보다 211억원 늘어난 11조8423억원으로 이틀 연속 증가했다. 선물ㆍ옵션거래 예수금은 245억원 늘어난 4조421억원으로 7일째 증가했다. 위탁자 미수금은 325억원 늘어난 1조4798억원으로 나흘째 증가했다.

○ 2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전거래일보다 601억원 감소한 6417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5월30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차익잔고가 매도차익잔고 보다 많아졌다. 매도차익잔고는 6일째 증가하며 6562억원으로 늘었다.

○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6자회담이 개막 9일째를 맞아 당사국간 최종 결단을 앞두고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공동성명’ 채택을 위한 마지막 절충안인 4차 초안을 내놓은 상태로 참가국들은 3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수석대표회의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고 막판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담 분위기는 중반 고비를 넘겨 다소 희망섞인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북미간 입장차가 현저한 부분이 적잖아 예단은 이르다는 관측이다.

○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닷새째 하락, 1010원대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017.40원으로 마감했다. 엔/원 환율도 7년만에 910원 아래로 떨어졌다.

○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32센트 상승한 배럴당 6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정보기술(IT)부문 수출이 지난해 동월대비 3.3% 증가한 63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KT가 2분기에 33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직전 분기보다 44.4%, 전년동기보다 41.3% 감소했다.

NHN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NHN은 3일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07억67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26.0% 증가했다고 밝혔다.

○ 3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41.60엔(0.4%) 오른 1만1981.80을 기록, 지난해 4월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타이베이 증시의 가권지수도 전일대비 1.8% 오른 6455.57로 마감, 지난해 4월28일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 4일 국내에서는 7월 경제동향(그린북)과 7월 생산자물가, 6월 서비스업활동동향이 발표되며 동부제강의 실적발표가 있다.

○ 미국은 3일(현지시간) 7월 ISM비제조업(서비스업)지수가 발표되고 노텔네트웍스와 타임워너의 실적발표가 있으며, 4일에는 주간신규실업신청자수가 발표된다.

○ 영국 영란은행은 3일, 유럽중앙은행(ECB)는 4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통화정책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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