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관전포인트는 '20일線'

[내일의 전략]관전포인트는 '20일線'

이웅 기자
2005.08.05 18:21

[내일의 전략]관전포인트는 '20일線'

고전 역학의 기초를 확립한 뉴턴의 3가지 운동법칙 중 첫번째는 '관성의 법칙'이다. 관성이란 물체가 가진 현재의 운동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하는데, 어떤 물체가 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을 때 계속해서 그 방향성을 강화한 쪽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회나 주식시장도 이러한 관성의 지배를 받는다.

코스피시장이 조정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조정 강도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조정이지만 하루 낙폭이 20포인트 이상 커지자 시장 일각에서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자칫 추세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심리도 고개를 든다.

그러나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올 것이 온 것일 뿐' 판 자체가 흔들리는 변화는 없다는 반응이다. 5월 이후 최근 고점까지 3개월여 동안 조정도 없이 230포인트 가량 올라온 것에 비하면 최근 3일간 30포인트의 낙폭은 그리 걱정할 만한 게 아니라는 것.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시장의 근본적인 방향보다는 조정의 폭과 길이에 집중돼 있다. 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번 아래쪽으로 향하기 시작한 증시가 가진 '관성'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바로미터가 현재로선 바로 20일선이라는 것이다.

5일 현재 종합주가지수의 20일선은 1082.96으로 이날 마감가(1089.36)와의 격차는 불과 6.4포인트로 좁혀진 상태다. 20일선은 증시 반등이 시작된 지난 5월 이후 한번도 뚫린 적이 없는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해오고 있다. 때문에 이것이 뚫릴 경우 조정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20일선이 뚫린다면 다음은 60일 이동평균선(1015.09)의 지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처럼 상승 추세에 있는 20일선이 단번에 돌파당하는 상황은 대개 증시가 과도한 낙관론에 휩싸이고 거래량과 미수금이 폭증하는 등 과열 분위기가 극에 달하면서 증시의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되는 경우에나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럴 경우 20일선이 도리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면서 반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 증시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예전같은 과열 징후는 없다. 게다가 주가와 20일선의 이격도 원래 크지 않아 설령 잠시 이탈한다고 해도 금새 회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추세 하락으로 확대 해석할 것까지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20일선 이탈을 하반기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대비한 저가매수의 신호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은 보다 심각하게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미 지난 4일 20일선(529.96)을 하향 이탈했다. 코스닥 시장은 이제 '데드 크로스'의 발생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데드 크로스는 단기 이동평균선인 5일선이 중기 이동평균선인 20일선을 하향돌파하는 것으로 보통 강력한 약세전환신호이자 매도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코스닥지수의 5일선은 531.16으로 20일선인 529.63과는 1.5포인트 차다.

코스피시장(5일선 1110.53, 20일선 1082.96)은 이에 비하면 아직 한참 여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시장을 선행해서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 조정의 폭이 깊다?

5일 코스피시장이 낙폭을 크게 늘리며 사흘째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과 개인이 주축이 돼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세가 매물을 소화하며 낙폭을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들이 무차별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03포인트(1.98%) 떨어진 1089.36으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3, 4월 이후 올들어 4번째로 컸다. 거래량은 5억4870만주, 거래대금은 3조58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467억원을 순매도, 이틀째 매도 우위를 보였으며, 개인은 1776억원 순매도하며 11일째 '팔자'를 고수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세 힘입어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하며 1347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100억원의 매수 우위을 보이며 이틀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차익거래는 1045억원, 비차익거래는 5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5.00%), 철강금속(-2.87%), 전기가스(-2.65%), 전기전자(-2.22%), 기계(-2.49%), 건설(-2.35%), 금융(-2.31%), 증권(-2.71%) 등의 낙폭이 두드러진 것을 비롯해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6일째 급락, 510선까지 물러섰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64포인트(2.41%) 내린 511.9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올들어 4번째로 컸다. 기관의 매도가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으나 전날에 비해 매도 강도가 약해졌다. 기관은 6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90억원, 114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 공든 탑이 무너지랴

주식시장이 조정폭이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추세 이탈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없지 않다. 일반 개인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거금을 운용하는 투신권 펀드매니저들도 급변한 장세로부터 느끼는 심적인 압박이 작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동안의 상승폭을 감안하면 감내할 만한 수준의 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경호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조정을 받을 타이밍이 왔기 때문에 받은 것이다"며 "때맞춰 미국 시장까지 함께 조정 받으면서 조정폭이 깊어진 감이 있지만 추세는 살아있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장득수 태광투신운용 상무는 "세계증시들이 모두 열심히 오르다 최근 조정을 받는 분위기인 데다, 국내 증시도 사상 최고점 근처에 도달하면서 부담을 느끼면서 다소 쉬어가고 있다"며 "유가 상승, 금리 상승, 환율 하락 등의 악재들이 팔고 싶은 때 적당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영걸 신영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증시가 사상 최고점(1145) 문턱인 1130까지 갔다 밀리고 있는 데 최고점을 조금 넘거나 모자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며 "주요 고점은 보통 바로 뚫리지 않고 돌파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한 템포 늦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상승 과정에서 바닥을 다지며 차근차근 올라왔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조정이 있다고 해서 장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 팀장은 "월봉상의 장기 추세로 볼 때 최근 수년간 고점은 1000선 안팎에 머물러 있었던 반면 저점은 계속해서 올라왔다"며 "지금은 주요 능선을 넘어서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단기적으로도 작년 8월 저점 이후 꾸준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무도 흥분하지 않고 냉정을 유지한 채 의심과 회의 속에 올라왔기 때문에 많이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한꺼번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정폭이 다소 깊게 느껴지더라도 동요하지 말 것을 증시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여기에는 조정이 아무리 깊어도 1000선 바닥은 무난히 지지할 것이란 공감대가 깔려있다. 나아가 그동안 빠른 상승 속도로 인해 매수 기회를 잡지 못했던 투자자들의 경우 시장 진입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주문이다.

백 사장은 "최근 시장 전반의 에너지들을 점검해 볼 때 단기과열 조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며 "차익실현의 욕구를 느끼는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현 장세는 잔 파도를 탈 만큼의 큰 조정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결국 위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상무도 "1000포인트 초반까지 밀릴 수도 있겠지만 올들어 1000선 부근은 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1000선 바닥은 무난히 지지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주식을 못 산 사람들에게는 이번 조정이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낙폭 과대주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며 너무 불안해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체크포인트와 일정

○ 고객 예탁금이 올들어 처음 11조9000억원대로 불어났다. 4일 기준 고객 예탁금은 전날보다 878억원 늘어난 11조9182억원을 나타냈다. 선물ㆍ옵션거래 예수금은 435억원 늘어난 4조1208억원으로 9일 연속 증가했다. 위탁자 미수금은 전날보다 79억원 늘어난 1조4567억원을 기록했다.

○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이틀째 증가했다. 4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1902억원 증가한 8430억원을 기록했다. 매도차익잔고는 8거래일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18억원 줄어든 6747억원이었다.

○ 이번주(7월28일~8월3일) 한국관련펀드에는 총 1억38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GEM 펀드에서 7억5700만 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면서 전주에 비해 유입규모가 크게 줄었다.

○ 4차 북핵 6자회담이 시작한 지 11일째를 맞은 5일 참가국들은 물밑 접촉을 갖고 핵심쟁점에 대한 막바지 조율작업을 계속했다.

○ 원/달러 환율이 7일만에 상승반전했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보다 2.3원 오른 1013.9원에 거래를 마쳤다. 4일(현지시간) 유로화는 지난 5월이래 처음으로 장중 1.24달러대로 올랐다.

○ 위안화가 지난달 21일 중국 정부의 절상 조치 이후 가장 강세를 보였다. 4일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달러당 8.1051위안에서 8.1027위안으로 상승했다.

○ 미국 에너지 당국이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갈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 9월 인도불은 52센트, 0.9% 오른 배럴당 61.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미국 노동부는 4일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가 31만2000건으로 전주대비 1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00건 증가를 밑도는 것.

○ 영국이 2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이에따라 금리는 4.5%로 낮아졌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는 4일 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로 유지했다.

○ 미국은 5일(현지시간) 7월 실업률등 고용지표와 6월 소비자신용 등 경제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9일(화) 열리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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